해동화엄종찰 -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넋이 빠져 바라보던 무량수전과 아미타불의 아름다움에서 깨어나 동쪽 언덕을 바라보면 비틀려 세워진 삼층석탑이 보인다. 이중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모습이다. 기단에는 각 면의 모서리와 가운데에 기둥 모양의 조각을 두었는데, 아래층 기단은 가운데에 2개씩의 조각을 두고, 위층 기단에는 하나씩을 두었다. 탑신의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있는데, 몸돌은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을 조각하였으며, 지붕돌은 밑면의 받침이 5단으로 통일신라의 전형양식을 따르고 있다. 아래층 기단의 너비가 매우 넓고, 1층 몸돌 또한 높이에 비해 너비가 넓어서 장중해 보인다. 1960년 해체하여 복원할 때 철제탑, 불상의 파편, 구슬 등이 발견되었고 이 때 일부 파손된 부분은 새로운 부재로 보충하였다.
▲삼층석탑
▲삼층석탑
탑은 원래 법당 앞에 건립되는 것이 통례이나 이 석탑은 법당의 동쪽에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여느 절이었다면 중심불전의 앞마당에 서있었을 석탑이다. 이 석탑은 9세기에 중창되면서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위치를 여느 석탑과는 다를 뿐 아니라 세워진 방향도 북서 80도로 서 있어 이채롭다. 이는 무량수전의 방향과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부석사의 어느 전각과도 축을 같이하지 않고 있어 더욱 신비롭다.
▲삼층석탑
▲삼층석탑
그런데 석탑에 다가가서 살펴보면 석탑의 방향이 조사당으로 오르는 오솔길과 일치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 석탑이 비틀린 까닭은 거기에 있었다. 무량수전까지 올라온 참배자는 이제 더이상 오를 곳을 찾지 못하다 동쪽 언덕에 있는 석탑을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옮겨 석탑을 향하게 되고 석탑까지 올라온 후에는 다시 조사당으로 오를 오솔길을 발견할 수 있어 숲속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곳에 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석탑은 조사당으로 참배자를 이끌어주는 유인요소였던 것이다.
▲삼층석탑
▲탑신부
조사당으로 오르는 길에는 좁은 길이지만 자갈돌을 깔아서 포장하였다. 이 또한 무엇인가 중요한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암시였던 것이다. 자갈돌이 깔린 오솔길은 더없이 오롯하다. 좌우의 큰키나무들에 묻혀서 멀리서는 보이지 않는길. 이제 부석사를 찾은 순례자의 발걸음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길이 끝나갈 즈음 다시 길은 두갈래로 나뉘어진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부석사의 창건주를 모신 조사당이요, 왼쪽으로가면 자인당과 응진전이다.
▲기단부
<2012.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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