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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 남평문씨 세거지 - 광거당(廣居堂)

蔥叟 2008. 10. 20. 08:11

달성 남평문씨 세거지 - 광거당(廣居堂)

 

   광거당(廣居堂)은 달성 인흥마을에 있는 남평문씨 세거지에 있는 한옥으로,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오른쪽에 동남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1934년에 지어진 용호재(龍湖齋)를 허물고, 그터에 후손들에게 학문과 교양을 가르치고 문중의 공식적인 행사를 거행하는 재실로 지어졌으므로, 요즘의 강당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사실 만평문씨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10년 광거당이 건립되고 나서부터라고 한다.

 

   광거당은 전국 곳곳에서 학자와 문인들이 찾아와서 학문과 예술을 토론하는 문화 공간으로 이용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고 망국의 아픔을 토로하는 시국토론장으로 주목받기도 하였다. 이 건물의 툇마루 위에는 수석노태지관(壽石老苔池館)이라고 쓴 추사체 현판에 걸려 있다. 이는 '수석과 묵은 이끼와 연못으로 이루어진 집'라는 뜻으로, 당시 광거당을 다녀간 문인들의 멋과 향기가 가득 담겨있다. 지금은 아쉽게도 묵은 이끼와 연못은 메워지고 없어졌지만, 뒤뜰의 대나무 숲과 담장밖에 수백 년이나 묵은 소나무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세상을 훌쩍 벗어나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광거당에 사용된 목재는 봉화에서 낙동강을 따라 뗏목으로 운반해온 춘양목이라고 한다.

 

   광거당의 솟을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헛담이다. 건축적으로 어떤 기능도 하지 않기 때문에 헛담이라 부르지만 사실 이 담장은 헛담이 아니다. 이 헛담은 대문에서 바로 광거당이 바라보이지 않도록 쌓은 담으로, 건물의 품위를 더욱더 높여주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여름에는 공기의 흐름을 활발하게 해서 시원하게 해주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깨진 기와와 황토 흙을 번갈아 가면서 쌓아올려 물결무늬로 꾸미고, 그 아래쪽에 소담스럽게 핀 연꽃 한 송이를 질박스럽게 장식한 것이 멋스럽기 그지없다.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편액

 

 ▲수석노태지관(壽石老苔池館)

 

▲고산경행루(高山景行樓)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광거당 헛담

 

▲광거당 거북빗장

 

 

 

<200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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