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서라벌문화권

경주 전김인문묘

蔥叟 2006. 5. 27. 14:13

경주 전김인문묘

 

   태종무열왕의 둘째 아들이며, 문무왕의 동생이기도 한 김인문의 묘로 전하는 무덤이다.  김인문은 66세에 죽었는데 22년간을 당나라 서울에서 지냈다. 한때 경산에 있는 장산성(章山城)을 축조하였으며, 고구려와의 전쟁중에는 김유신과 함께 평양으로 군량수송작전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특히 나당전쟁간에 있었던 그의 외교적 노력은 높이 평가되고 있으며, 죽어서는 중국에서 돌아와 무열왕릉과 같은 능역에 묻혔다. 그의 당에서의 외교적 업적과 죽음에 관한 일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왕(文武王)은 문준이 말을 잘하여 당나라 황제가 관대히 처분할 의향이 있다는 말을 듣고 곧 강수(强首) 선생에게 명하여 인문의 석방을 청하는 글을 지어 사인(舍人) 원우(遠禹)를 시켜 당나라에 올렸다. 황제가 글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인문을 용서하여 위로해 보냈다. 인문이 옥에 있을 때에 나라 사람들이 인문을 위하여 절을 짓고 그 절 이름을 인용사(仁容寺)라 하고 관음도량(觀音道場)을 개설하였더니 인문이 돌아오다가 바다에서 죽자 고쳐서 미타도량(彌陀道場)이라 하였는데 지금도 남아 있다.

 

<삼국유사 문무왕 법민(文武王 法敏)조>


   이 무덤은 1930년대 이전까지는 주인을 모른 채 그저 각간 묘라고 만 알려져 왔다. 각간이라고 하면 김유신, 김인문 또는 김양등 신라시대에 각간(角干) 벼슬을 한 인물을 일컫는 말로 김유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1930년도에 여기서 가까운 서악서원에서 누각 내부를 수리하던 중 깨어진 묘비의 일부가 발견되었다. 이 비문의 제6행에는 “조문흥대왕지기기신다(祖文興大王知機其神多)”라는 명문이 있는데 이는 “할아버지 문흥대왕께서는 사물의 기미를 미리 알아차림이 신과 같은 점이 많은 분이다”로 해석된다. 문흥대왕(文興大王)은 태종무열왕의 아버지로 김춘추가 왕이 된 이후에 문흥대왕으로 추증된 김용춘(金龍春)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비는 바로 김용춘의 손자인 김인문의 비석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이 비석을 묘 앞 귀부의 비석받침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따라서 각간 묘는 김인문 묘로 밝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1968년 이병도 박사가 전김유신묘는 김유신 묘가 아니라 45대 신무왕릉이며 김유신 묘는 바로 각간 묘가 김유신의 묘라고 주장하면서 다시 무덤주인에 대한 시비가 일어났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김유신은 금산원(金山原)에 장사지냈으며, 김인문은 경서원(京西原)즉 서울 서쪽의 들판에 장사지냈다. 부근에 있는 서악서원(西岳書院)에는 김유신의 위패를 비롯하여 설총과 최치원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데 충효동의 전김유신묘는 서산 모지사 북쪽에 동향한 봉우리에 있다(陵在西山毛只寺之北東向之峯)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근거하여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 퇴계 이황의 제자인 구암(구암) 이정(李禎)이 서악서원을 이곳에 건립한 것은 김유신과 관련된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며 만약 현재의 전김유신묘가 틀림이 없었다면 그곳에 서원을 건립했어야 옳을 것이다.

 

 무덤의 양식을 보면 주위에 봉분의 토사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호석이 자연석 그대로 둘러져 있는데 이러한 양식은 무열왕이나 문무왕 시절의 양식이다. 무덤 동쪽에 있는 귀부는 왕릉 이외의 무덤에 설치되어 있는 유일한 비인데 규모는 작아졌지만 태종무열왕릉의 귀부 양식을 충실히 모방하고 있다. 비가 무덤의 동쪽에 있는 것은 시신의 방향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영혼불멸사상에 입각하여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동짓날 해뜨는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대능원의 적석목곽분들도 역시 시신이 동쪽으로 누워있었다. 그러나 불교가 유입 후에 영혼불멸사상은 퇴색되지만 역시 머리를 동쪽에 두는 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귀부의 주위에는 초석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귀부가 목조 건물 안에 세워져 있었음을 알려주는 것인데 이는 귀부가 그렇듯이 태종무열왕릉비에도 주춧돌이 있어 목조건물이 있었음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귀부를 중요하게 생각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덕왕대에 이르면 더 이상 목조건물을 세우지 않고 노천에 건립하였다.

 

*전김인문묘

 

*전김인문묘와 비각

 

*전김인문묘의 호석

 

*전김인문묘의 호석

 

*비각에서 본 전김인문묘

 

*전김인문묘 주변의 민들레 홀씨

 

*전김인문묘의 벌노랑이

 

*비각

 

*귀부

 

*귀부의 비좌

 

*귀두

 

*귀갑문

 

*귀두

 

*귀갑문

 

*귀갑문

 

*귀부

 

*왼쪽 앞발가락

 

*왼쪽 뒷발가락

 

*오른쪽 앞발가락

 

*오른쪽 뒷발가락

 

 

<2006.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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