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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

蔥叟 2018. 2. 2. 08:25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

 

정면 3칸에 설치된 창호는 다양한 꽃무늬 장식으로 꾸몄다. 특히 어간의 것은 십장생을 투각해 놓았는데 연못(蓮池)에 게, 물고기, 개구리, 동자상, 여의주, , 연꽃 등을 조각하였는데, 물과 하늘에서 사는 생물들을 섬세하게 조각하였다. 사례가 드문 특출한 것으로 뛰어난 조각과 공예기술이 스며있다. 조선중기 이후에는 대체로 불교가 서민층의 의식세계를 포용하게 되었고, 사찰 내의 건물의 구성 및 장식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꽃살문의 무늬는 연꽃, 모란, 매화, 장미, 국화, 무궁화 등 모양이 다양하다. 굴마라(봉오리), 분타리(만개), 연 잎, 동자상, , 물총새, 개구리, 자라, , 소라, 나비, 물고기 등이 조각되어 더욱 극치를 이루고 있다. 꽃살문의 꽃은 대개 3개의 크고 작은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3개의 원은 시간(三世), 꽃과 꽃을 이어주는 대각선은 공간(十方)을 뜻한다. 시공을 넘어 끝도 없이 회전 하면서 연기(緣起)의 세계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정교하게 빚은 꽃살문의 형태와 빛깔 그 자체가 깨달음이라는 저~화엄의 세계, 만다라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만다라의 세계,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문을 열고 들어 가는 것 자체가 이미 부처님 세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이 법당 문짝에 꽃문늬을 새기는 것은 부처님을 찬미하고 공경하는 애틋한 정을 바치는 마음의 발로인데, 생화는 곧 시들고 종이로 만든 꽃은 쉽게 변하지만, 나무로 꽃살문을 만들어 법당 문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된 것이다.

 

정면에서 볼 때 좌측 퇴칸은 솟을 꽃살문이다. 단순하게 구성되어있다. 창문살을 원형으로 구성하고 원내부를 육면화 무늬로 장식했다. 가운데 칸은 통판투조 연지수금 꽃살문이다. 선살에 널판을 대고 연꽃이 만발한 연못을 바탕으로 하여 물고기, , 개구리, 동자상(연위에서 노젖는 동자), (여의주를 찾는 용), 새 등을 조각하였다. 연꽃은 불교에서 깨달음이다. 게는 갑각류로 갑()은 으뜸을 의미한다. 물고기는 다산, 황새는 장수를 의미하고 어린 동자는 자손을 기원하는 것이다. 꽃살문에서 민화의 기복적 내용을 볼 수 있다. 나한전 꽃살문이 시대적으로 볼 때 민화가 번창하던 17세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나한전의 꽃살문은 신도를 위한 배려라는 생각도 해본다. 우측 퇴칸은 솟을 모란 꽃살문이다. 문살위에 통판으로 모란 무늬를 조각했다. 모란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한다.


 

 

 

 

 

 

 

 

 

 

 

 

 

 

 

 

 

 

 

 

 

 

 

 

 

 

 

 

 

 

 

 

 

▲꽃살문

 

 

 

<2017.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