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원 - 안동 도산서원 시사단
조선시대에 문예부흥을 일으킨 정조 대왕은 1792년(정조 16년) 3월 퇴계 이황 선생의 학덕을 추모하여 규장각 학사 이만수를 보내 과거시험(도산별과 : 陶山別科 - 지방사람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하여 어명으로 실시한 특별과거)을 도산서원에서 실시하였는데 응시한 선비가 3,632명이었고 구경한 이들이 7,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창덕궁 후원마당에서 치루던 과거시험을 지방의 벽지. 그것도 일개 민간 서원에 위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만큼 도산서원의 위상이 높았다는 말이다.
도산서원에서 낙동강 건너 맞은 편 들판에는 우쭉한 피라밋형 축대가 솟아있고, 그 위에 작은 기와집 한 채가 서 있다. 도산서원에서 실시된 특별 과거를 기념하는 비석을 보호하기 위한 비각이다. 과거시험을 치루고 영남의 인재를 선발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1796년(정조 20년) 번암 채재공(樊巖 蔡濟恭 : 1720 ~1799) 선생의 비문을 받아 과거장으로 사용하였던 곳에 세운 것이 시사단(試士壇)이라는 비각이다. 이 과거시험에 전국에서 7,000여명의 응시자가 모여들었고 서원 안에서 시험을 치루기가 불가능하여 낙동강 벌판에서 행했던 것이다.
비각은 원래 도산서원과 마주보는 강변 송림 안에 세워져 있었는데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인한 수몰로 송림은 없어지고, 단을 지상 10m 높이로 쌓아 옛 건물과 비를 그대로 옮겼다. 비각은 4면 1칸인 팔작지붕 목조집이며 중방 밑에 판벽이 둘러쳐져 있고, 추녀 네 곳에 모두 활주를 받쳐 안정감을 주었다. 비각 안에 화강석으로 된 비석이 있다. 다음은 번암 채재공 선생의 비문이다.
도산물 양양히 흐러 그위에 단이로다
단에는 계급이 있고 물엔 연원이 있나니
단에 오르고 물에 임함에 류(類)를 따라
뜻펴니 선생의 덕화요 임금의 은혜로다
▲시사단
▲시사단
▲시사단
<201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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