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서라벌문화권

남산순례 -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유희좌상

蔥叟 2012. 1. 31. 04:38

순례 -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유희좌상 

 

  신선암은 동남산 봉화골의 정상 아래에 있다. 칠불암에서 바라보면 하늘에 떠 있는 듯이 바라보이는 바위 벼랑이 보인다. 이곳이 신선암이다. 신선암에 오르면 멀리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이 바라보이고, 토함산과 남산 사이에는 넓은 배반평야가 펼쳐져 있고 시내 쪽으로는 사천왕사가 있었던 낭산이 보인다. 깎아지른 바위벼랑 위에 관세음보살이 구름위에 앉아 계신다. 마치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한 모습이다.

 

▲신선암 전경

 

▲신선암 전경

 

▲신선암 전경

 

   신선암 보살상을 가장 장엄한 모습으로 보려면 동짓날을 전후하여 해뜰 무렵에 찾아야 한다. 7시 35분 배반 평야 건너편의 토함산 능선 주위가 붉게 물들고 잠시 후 둥근 아침해가 토함산 동남쪽 능선위로 얼굴을 내밀며 솟아은다. 이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보살님은 금빛 가사로 갈아 입으시고, 자금신광은 금빛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10여분 이모습을 보여주신 후 보살님은 다시 평소의 백의로 갈아 입으신다.

 

▲신선암 전경

 

▲신선암 전경

 

▲마애보살상

 

   보살상 앞의 공간은 2∼3m 정도로 협소하며 그 앞은 절벽을 이루고 있다. 보살상이 조각된 바위 면은 비가와도 불상이 젖지 않도록 윗부분이 조금 앞으로 나오게 경사를 지어 깍아 내고 그 아래로 높이 1.53m, 너비1.27m의 보주형 광배를 감실 모양으로 조성했다. 보살상 위로는 가로 1.54m, 세로 10.5cm, 깊이 6cm의 홈이 마련되었는데 차양 또는 바위 아래로 흘러 내리는 빗물이 보살상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체높이 190㎝정도이다. 

 

▲신선암 전경

 

▲신선암 전경

 

▲신선암 전경

 

   머리에는 삼면보관(三面寶冠)을 쓰고 눈·코·입이 명확하고 부드럽게 조각되었으며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어 표정이 자비롭다. 두 볼은 통통하고 턱에는 살이 붙어서 풍만한 인상을 준다. 장식을 동여 맨 끈은 머리 좌우에서 매듭을 짓고, 그 자락이 두 귀의 언저리로 흘러 내려 두 어깨 위에 드리워져 있다. 두 귀에는 귀걸이가 달려 있고 목에는 구슬목걸이가 걸려 있다. 두 어깨 위에는 연꽃 송이로 장식된 수발(垂髮)이 덮여져 있는데 수발에 연꽃이 장식한 것은 다른 불상에는 볼 수 없는 경우이다. 얼굴에서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입의 표정이라 할 수 있다. 신라의 보살들은 대게 윗입술이 아랫 입술을 감싸는 듯 표현되고, 입술 양가가 펴져 이지적인 미소를 나타내는데 비해 이 보살의 얼굴에는 그것이 없고 윗입술보다 아랫입술이 더 크게 표현되어 누구에게나 정다운 느낌을 주는 얼굴이다.

 

▲신선암 전경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신체 비례는 어깨와 무릎의 폭이 넓은 편이어서 안정된 자세이며, 얇은 천의(天衣)는 두 어깨 위에서 몸에 밀착되게 흘러내려 약간 비만한 몸체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보살상은 옷자락으로 덮여 있는 의자 위에 걸터 앉아 한 손에 꽃을 들고 한 손으로 설법인을 표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 채 구름을 타고 속계(俗界)로 내려오는 모습을 하고 있다.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두 손은 가슴 앞으로 올려서 오른손에는 보상화(寶相華) 가지를 들고 왼손은 엄지와 검지를 맞대설법인을 표시하고 있다. 손목에는 팔찌가 끼여 있으며 손과 손 사이로 승기지 자락이 보인다. 허리에는 치마끈이 매여지고 그 자락이 의자 위로 흘렀는데 오른발은 대좌 아래로 내려 연꽃 족좌(足座)를 밟고, 왼쪽 다리만 결가부좌하여 유희좌(遊戱坐)의 자세를 취하면서 구름 속에서 연화대좌에 앉아 있다. 발 아래로는 평면적이지만 화려하고 장식적인 구름무늬가 표현되어 있어 마치 천상의 세계에 있는 보살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광배는 상 전체를 감싸면서 약간 도드라지게 조각되어 있고 그 안에 3줄의 선으로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구분하였다. 신선암 보살상은 신체의 양감이 강조된 조각기법이나 섬세한 세부표현, 그리고 약간 평면적이면서 장식적인 면이 보이는 점 등에서 통일신라 전성기 조각양식이 형식화되어 가는 단계인 8세기 중 후반 또는 말경의 상으로 추정된다. 특히 유희좌의 경우는 통일신라시대의 불·보살상으로는 이 보살상이 유일하다. 조성된 시기는 통일신라 8세기 중엽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 보살상의 자세를 반가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유희좌와 반가는 그 형태가 다르므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마애보살상

 

▲마애보살상

 

 

 

<201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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