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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蔥叟 2012. 1. 29. 02:41

경주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국립경주박물관>

 

   비천은 천계(天界)에 사는 신으로 천인(天人)·천녀(天女)·천(天)이라고도 한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자유롭게 빨리 날 수 있는 신이다. 부처가 설법하는 곳이나 보살이 머무르는 곳에 나타나 허공을 날면서 꽃을 뿌리고 악기를 연주하며 공양한다. 인도의 불교미술에는 초기부터 남녀 1쌍이 산화공양(散花供養)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에 전래될 때 비천도 따라와 도교의 여선女仙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 상반신은 배꼽을 드러내는 나체이고, 하반신은 비단처럼 부드러운 속옷 차림이며, 표정은 요염하고 손동작은 유연하면서도 섬세하다. 4세기 말경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불교와 함께 수입된 비천상은 약간의 양식적 변천을 거치면서 한국적 비천상으로 정착되었다. 상원사동종(725)과 성덕대왕신종(771)의 비천상이 대표적이다.

 

   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은 공양상 형식이다. 공양비천을 새긴 것은 성덕대왕의 공덕을 기리고 명복을 빌는 의미에서 만든 종이기 때문일 것이다. 당좌를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는 비천상은 조형미가 아주 뛰어나다. 악기 대신에 연꽃을 두 손에 받쳐 든 비천이 연화좌 위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데, 그 주위를 하늘에서 내려온 크고 작은 당초 줄기가 감싸고 돈다. 아름답고 숭고하며 깊이 모를 적막감이 있고 정적 속에 움직임이 태동하고 있다. 비천의 양쪽 겨드랑이에 걸린 박대는 얼굴 주위를 원을 그리며  맴돌다가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 허공 위에 그 끝자락을 펼친다.

 

▲비천상

 

▲비천상

 

▲비천상

 

 

 

<201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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