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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상

蔥叟 2011. 7. 20. 05:44

평창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상

 

   상원사 문수전에는 국보로 지정된 문수동자상이 봉안되어 있다. 문수동자상은 1466년 세조의 딸인 의숙공주가 봉안한 것으로 수준 높은 목조 보살상이다. 천진스런 미소, 온화한 양감있는 얼굴, 부드럽고 굴곡진 허리, 균형잡힌 안정된 자태,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로 비스듬히 묶은 천의, 신체 윤곽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부드러운 옷의 주름선 등 조선시대 불상조성 양식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 작품으로평가된다.  오대산이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성지임을 상징하는 하나의 표상이 되고 있다.

 

▲문수전

 

   상원사는 세조와 문수동자의 인연으로 유명한 곳으로 전해진다. 어린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는 어느 날 밤 악몽을 꾸었다. 꿈에 현덕왕후(단종의 모친, 세조의 형수)의 혼백이 나타나 자신의 몸에 침을 뱉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다음 날, 꿈에 현덕왕후가 뱉은 침자리마다 종기가 돋았다. 곧 온몸으로 퍼지고 고름이 나며 악화됐다. 명의와 신약 모두 효험이 없자,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기로 하고 찾아간 곳이 오대산 상원사다. 월정사에서 참배를 마치고 상원사로 가던 중, 장엄한 산세와 맑은 계곡 물 등 절경에 취한 세조는 목욕을 하고 싶었다.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늘 어의를 풀지 않았던 세조는 그날도 주위를 물린 채 혼자 계곡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했다.

 

▲문수전 편액

 

   그때 숲속에서 놀고 있는 조그마한 동자승이 눈에 띄어 등을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동자승이 다 밀고나자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단단히 부탁의 말도 전했다. “꼬마야, 어디 가서든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고 말하면 안된다.” 그러자 동자승도 대꾸했다. “대왕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말하지 마시오.” 동자는 문수보살의 화현이었던 것이다. 왕은 곧 몸의 종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문수동자상

 

   문수보살의 도움으로 병을 치료한 왕은 환궁하자마자 화공을 불러 자신이 본 문수동자를 그리게 했다. 그러나 동자의 모습을 제재로 그리는 화공이 없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누더기를 걸친 노스님이 그려온 동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똑같아 세조는 놀라 스님이 오신 곳을 묻자 노스님은 영산회상에서 왔다고 하고는 곧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고 한다. 세조는 동자와 노스님으로 화현하여 나타난 문수보살을 두 번이나 친견한 것이다. 이후 의숙공주와 효녕대군의 발원으로 세조의 수복을 빌기 위하여 문수동자상이 조성되어 1466년 상원사에 모셔졌다.

 

 

 

 <2011.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