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대산 상원사 고양이석상
조선 제7대왕 세조는 고양이와 인연이 깊은 임금이다. 온몸에 생긴 종기로 고생하던 세조가 상원사에 몸을 치료하고 이듬해 다시 찾았을 때의 일이다. 세조가 법당으로 들어서서 예불을 올리려는 순간 어디선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세조의 곤룡포 자락을 물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이상한 생각이 든 세조는 즉시 병사를 풀어 법당을 뒤지게 했고, 그 결과 불상을 모신 탁자 밑에 숨어 있던 자객 셋을 발견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자객의 칼에 의해 세조 목숨이 위태로웠음이 분명했다. 하여 세조는 목숨을 구해준 고양이를 찾았지만 고양이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세조는 그 고양이에게 직접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으나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차선책으로 논 5백 섬지기를 절에 내리면서 해마다 고양이를 위해 제사 지내도록 명했다. 이로 인해 이 때부터 절해는 묘전(猫田 : 고양이 논), 묘답(猫畓)이란 명칭이 생겼으며 절에 바치는 쌀을 ‘고양이를 위한 쌀’이라는 뜻에서 ‘고양미’로 불렀다. 일설에 따르면 그 후 ‘고양미’가 ‘공양미’로 발음이 변했고, 문수동자상(국보 제221호)이 모셔진 상원사 청량선원 입구 계단 좌우에 있는 고양이 석상은 그 사건을 기린 조각이라고 한다. 또 세조는 궁궐로 돌아와서 서울 근교 사찰에 같은 지시를 내렸고, 왕명으로 전국에서 고양이를 잡아죽이는 일이 없도록 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를 죽이는 일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고양이석상
▲고양이석상
<2011.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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