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고향 - 청주 흥덕사터 직지(直指)
<청주고인쇄박물관>
직지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에서 온 말로써, 참선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볼 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즉, '직지는 직접 다스린다', '바른 마음 직접가리킨다'' '정확하게 가리킨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영인본)
직지의 본래 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며, 부처님과 큰스님들의 말씀을 간추려 상, 하 두권으로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서기 1377년(단기 3710년, 고려 우왕 3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찍혀졌다.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 1책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하권은 표지를 제외하고 39장인데 첫째 장은 사라지고 매 장 11줄씩 작 줄마다 18~20자씩 인쇄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 인쇄시기(宣光七年丁巳七月 日), 인쇄장소(淸州牧外興德寺), 인쇄방법(鑄字印施) 등이 기록되어있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영인본)
직지는 지금까지 전하는 금속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우리나라는 1200년대 초(고려), 이미 금속활자를 만들어 사용한 기록이 있고, 14세기 후반에는 지방의 절에서 까지 금속활자로 책을 찍었을 만큼 발전된 인쇄기술을 갖고 있었다. 독일은 1455년경 구텐베르크가 '42행 성서'를 금속활자로 인쇄한 것이 처음이고, 중국은 1490년 경 명나라에서 금속활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일본은 16세기 말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금속활자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4년 택지개발사업도중 '흥덕사(興德寺)'라는 명문이 새겨진 청동금구(靑銅禁口)와 청동불발(靑銅佛鉢) 등 유물이 출토되어 이곳이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터임이 확인되었다. 직지는 1900년 프랑스 파리 세계만국박람회에 전시되었고, 1901년 모리스 꾸랑(Maurice Courant)이 쓴 '조선서지'에 금속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한국 인쇄본임이 소개되었다. 본격적으로 책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1972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개최된 '세계 도서의 해'기념 책전시회에서 재불학자인 박병선박사에 의해 소개되면서 부터이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오국진 복원품)
19세기 말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로 조선에 근무했던 꼴랭 드 플랑시(Colin de Plancy)가 수집하여 프랑스로 가져갔고, 1911년 그의 물품 경매 대에 골동품 수집가인 앙리 베베르(H. Vever)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후 앙리 베베르의 유언에 의해 1952년 프랑스 국림도서관에 기증되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의 귀중본으로 분류되어 단독 금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일반인들은 쉽게 볼 수 없다. 속지는 나무의 진이 묻어 얼룩져 있으나, 표지는 나중에 새로 만들어 깨긋한 편이다. 표지를 다시 만들면서 아래, 위를 잘라내어 크기가 줄었으며, 흐린 글씨는 붓으로 덧칠한 흔적도 있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인류 문화사에 끼친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6월 청주에서 개최된 제5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국제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권고되어 2001년 9월 4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오국진 복원품)
<2009.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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