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릉 가는 길 - 경주 구정동 방형분(方形墳)
경주에는 내부를 들어가 볼 수 있는 무덤이 세 군데 있다. 대릉원에 있는 천마총, 장산토우총이 그것이고 마지막 하나는 바로 이곳 구정동 방형분이다. 이 무덤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의 모양이 방형이라는데 있다. 신라의 무덤은 모두가 외부가 원형분인데 오직 이 무덤만이 방형이다. 방형무덤은 본래 고구려 적석총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만주 집안에 있는 장수왕릉으로 알려진 장군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적석총들은 모두 외부모양이 방형이다. 그러다 평양 천도 이후부터 원형분으로 바뀐다. 그래서 방형분이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묘제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집안의 고구려 적석총과는 240~250년의 시차가 있어 왜 하필 이대 방형의 무덤을 조성했는지 의문점이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석탑에 사방불을 새기는 것이 9세기 신라사회에 유행하였는데 방형분도 왕즉불사상 또는 불국토사상과 관련한 불탑관을 왕릉에 반영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방형분보다 다소 늦은 시기에 조영된 능지탑도 같은 사상적 배경을 지닌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하지만 신라사회에서는 방형의 무덤은 건축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방형분과 능지탑 외에 방형의 능묘가 더 이상 조영되지는 않았다. 또는 흥덕왕 이후 정치경제적으로 위축되어가는 사회 분위기와 관련하여 방형분에서 무덤 모서리에 석인상을 약식으로 조각하였고 그 외의 석물도 배치하지 않았다. 이후 전진덕여왕릉에서는 십이지신상을 제외한 모든 석조물이 완전히 사라지고 용강동 고분에서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방형분 호석에는 십이지신상을 새겼다. 조각기법으로 보아서 9세기 전반의 작품이다. 따라서 방형분은 9세기 전반, 흥덕왕 이후의 왕릉으로 추정되는데 현재로서는 합당한 왕을 찾기가 어렵다. 일부에서 이곳을 45대 신무왕릉으로 보기도 하지만 신무왕릉은 '재형산 서북쪽'에 장사지냈다고 하는데 부근에 재형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도 없는 실정이다. 십이지신상이 새겨진 왕릉들은 모두 난간이 있는데 42대 흥덕왕릉 이후의 무덤에는 난간이 없어졌다. 이 방형분도 마찬가지다. 이 무덤은 1965년도에 복원했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정원에 있는 무인석상은 이 무덤의 입구 문설주에 세워져 있던 것인데 복원할 때 원형대로 두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방형분내부에는 연도를 지나 현실로 들어가는 돌문이 있으며 현실에는 남북으로 놓여진 시상대가 있다. 신라의 전통 묘제에서는 시상대가 동서 방향으로 놓이는 것이 전통이었지만 이때에 와서 남북으로 놓이는 것은 중국화된 왕릉형식을 보이고 있다.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방형분(方形墳)
▲석문
▲현실
▲십이지신상(쥐)
▲십이지신상(소)
▲십이지신상(호랑이)
▲십이지신상(토끼)
▲십이지신상(용)
▲십이지신상(뱀)
▲십이지신상(말)
▲십이지신상(양)
▲십이지신상(원숭이)
▲십이지신상(닭)
▲십이지신상(개)
▲십이지신상(돼지)
<2009.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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