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숭복사터 삼층석탑
숭복사터 동서 삼층석탑은 양식이나 크기가 거의 같은 형식으로 2중 기단 위에 3층 탑신부를 얹은 전형적인 신라석탑이다. 탑재의 망실이 많아서 동탑에서는 2층 탑신석이, 서탑에서는 2층과 3층 탑신석 그리고 3층 옥개석과 하층기단의 면석 등 대부분이 없어지고 상륜부는 양탑 모두 없어졌다. 탑신부는 탑신과 옥개석 모두 1매로 되어 있는데 초층 탑신에는 4면에 문비형이 조각되어 있다. 옥개석 받침은 4단으로 되어 있다.
▲숭복사터 삼층석탑
▲서삼층석탑
동서 쌍탑의 상층기단부에는 화려한 팔부신중상이 조각되어 있다. 원래 동탑에는 3구, 서탑에는 4구만이 노출되어 있었고 나머지는 매몰되어 있었다. 팔부신중은 사천왕의 권속과 약사여래의 권속으로 나뉘어 지는데 그 명칭이 조금씩 다르다. 중국에는 팔부신중상이 회화로는 그려지나 조각은 남아있는 것이 없으며 일본의 팔부신중상은 우리와 또 다르다고 한다. 신라에 팔부신중상이 처음으로 조각되는 것은 남산의 창림사 석탑을 필두로 하여 담엄사, 남산리 서탑, 그리고 천관사 석탑의 팔부신중상 순서로 등장하는데 800년 이후로는 이곳 숭복사와 청도 운문사 등에도 나타나게 된다.
▲서탑 팔부신중상
▲팔부신중(건달바)
팔부신중 가운데에서 삼두팔비(三頭八臂)의 아수라(阿修羅)와 춤과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건달바(乾達婆)는 언제나 같은 면에 짝으로 등장한다. 아수라상은 얼굴이 셋이고 팔이 여덟이다. 손마다 무기를 들고있으며 위로 올려든 손에는 해와 달(寶盒形態) 그리고 칼, 낫(구), 금강저, 노끈 등을 가지고 있다. 아수라가 화가 나서 여덟 개의 팔을 휘두르면 온 세상은 뒤죽박죽이 되니 그러한 상태를 수라장이라 한다. 숭복사터에는 서탑의 서면 오른쪽이 아수라이다. 서탑 서면 왼쪽상은 건달바상으로 악기를 타고 춤을 추면서 인간들을 즐겁게 해주는 신인데 구름 위에 사자탈을 쓰고 앉아 장단을 맞추는 모습을 하고 있다.
▲팔부신중(아수라)
▲동삼층석탑
동탑 서면에는 천(天)과 야차(夜叉)가 조각되어 있다. 오른쪽의 천은 하늘 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 아래를 말하는 것이다. 무장한 장수가 금강저를 들고 아래 세상을 쳐부수려고 하는 모습인데, 언제나 땅을 깨끗이 하려는 하늘의 뜻을 인격화한 것이라 한다. 오른손은 금강저를 잡고 왼손은 허리에 대고 머리에는 보관을 쓰고 있다. 왼쪽의 야차는 귀신나라의 상으로서 보관을 쓰고 두 손을 가슴에 대고 새의 부리에 염주를 입에 물고 손으로 헤아리고 있는 모습이다.
▲동탑 팔부신중상
▲팔부신중(야차)
팔부신중은 고려 초기까지 이어지다 탑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탑의 조각에도 여러 가지 계보가 있는데 감산사지 삼층석탑과 같이 조각을 하지 않는 계보, 창림사터 삼층석탑과 같이 하층기단에는 조각을 하지 않고 상층기단에만 조각을 하는 계보, 장항리 절터 오층석탑처럼 몸돌에만 조각을 하는 계보, 그리고 원원사터 삼층석탑과 같이 기단부와 몸돌에 모두 조각을 하는 계보 등으로 문화가 획일적이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하게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팔부신중(천)
<2009.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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