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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굴산사터 석천(石泉)

蔥叟 2008. 10. 12. 08:19

강릉 굴산사터 석천(石泉)

  

   석천은 신라 선종(禪宗)의 5교 9산(五敎九山) 중 사굴산파가 시작된 절인 굴산사를 창건한 범일스님의 탄생전설이 깃든 곳이다. 범일스님은 신라 때의 승려로서 출생이 기이한데다가, 성장해서는 사굴산파의 시조가 되었고, 죽어서는 대관령으로 올라가 산신령이 된 신화적인 인물이다. 당(唐)나라에 유학하고 돌아온 후 굴산사에서 40년을 보내는 동안 신라의 경문왕, 헌강왕, 정강왕 3대 임금으로부터 국사(國師)가 되어 주기를 권유받았으나 모두 거절하고, 오로지 불법을 공부하고 전파시키는데 힘썼다.  

  

▲석천(石泉)

 

   이곳에 전해지는 범일국사의 탄생신화는 다음과 같다. 학산 마을에 살았던 한 처녀가 하루는 석천이란 우물에 물을 길러 갔다. 목이 말라 바가지로 물을 펐더니 그 속에 해가 떠 있었다. 해가 뜬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푸자 또 다시 그 속에 해가 있었다. 할 수 없이 그 물을 마셨더니 그때부터 태기가 있어서 13개월만에 낳은 아이가 바로 범일국사였다. 양가집 처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마을 전체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었고, 이를 견디지 못한 범일국사의 어머니는 아이를 보자기에 싸서 뒷산의 학바위에 버렸다. 

 

▲석천(石泉)

 

   그러나 모정을 이기지 못하여 며칠 뒤 그 바위에 다시 가보니 짐승에게 물려갔거나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아이가 학이 주는 붉은 열매를 먹으며 살아 있었다. 이를 본 어머니는 아이를 버리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이고 다시 데려다 길렀는데, 여덟 살에 이미 글을 읽을 정도로 총명하였으며, 15세가 되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중국에 유학하여 득도한 후 신라로 돌아와서 굴산사를 세우고 사굴산파를 창립하였으며, 죽은 후에는 대관령으로 올라가 산신령이 되었다. 범일국사의 어머니가 물을 마시고 아이를 가졌다는 석천은 마을 한 가운데에 있다. 지금은 볼품 없는 모습이지만 신성성을 간직한 우물이다. 학바위는 마을의 바로 뒤쪽 산기슭에 있는데, 여러 개의 바위 중에 넓적한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이 범일국사를 버렸던 학바위라고 마을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석천(石泉)

 

 

 

<2008.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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