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달구벌문화권

영천 청못과 청제비

蔥叟 2006. 5. 19. 08:35

영천 청못과 청제비

 

   법흥왕 23년(536)에 만들어진 영천 청제비는 길이 약 130cm 정도의 적갈색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는데 비의 앞뒷면에는 서로 다른 시기에 새겨진 글이 있다. 앞면에는 바로 법흥왕 23년에 청제(靑堤)를 처음 만들 당시 저수지의 폭과 깊이 등의 규모와 이를 만들기 위해 동원된 인원수가 7천명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를 만드는데 책임을 맡은 왕경 출신의 중하급 관료들의 소속부와 관등,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청제비의 뒷면에는 이 저수지를 대대적으로 수리하면서 관련 사실을 적었는데 이 글은 통일신라 원성왕 14년(798)에 새겨졌다. 여기에는 수리한 저수지의 규모와 수리기간이 2월 12일 부터 4월 13일까지 였음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기술자 136명과 당시에 노역을 담당했던 일종의 군인인 법공부(法功夫) 14,140명이 작업에 동원되고 이웃에 있는 두 군에서 부역자 수백명을 징발하여 작업을 돕도록 한 사실과 작업을 책임진 관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양면비와는 별도로 세워진 청제중립비는 높이 107cm, 너비77cm, 두께 15cm로 된 화강암 비석이다. 청제중립비는 절단되어 흙속에 묻혀 있던 청제비를 다시 세우고 그사연을 새겨 강희27년(1688)에 세운 비이다.

 

*청제비 비각

 

*청제비 병진명(辰銘)

 

*병진명(丙辰銘) 비문의 일부

 

辰銘

碑文 1行의 丙辰年이라는 干支를 통해 法興王23년(536)의 菁堤 축조시기를 알 수 있으며, 同行의 二月八日이라는 月日을 통해 신라에서는 대규모의 공사를 위한 노동력 동원이 대개 2월에 행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뒤에 언급할 貞元十四年 修治記가 공사를 2월 12일에 시작해서 4월 13일에 완료하였으며, 「三國史記」의 新羅本記에 나타난 공사에 관한 기록이 82건 중 28건이 2월에 있는 것으로 보아 농한기인 이 때가 농민을 동원하기가 쉬웠으므로 신라는 이 때에 비문의 4행에 나타나 있듯이 7千人이라는 많은 인원을 동원하여 菁堤를 축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아쉽게도 7천인이라는 노동력이 어디로부터 差出된 것인지 이 비문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청제비 정원명(元銘)

 

*청제비 정원명(元銘)

 

*정원명 비문의 일부

 

元銘

貞元14年戊寅4月13日 菁堤를 修治하고 기록하노라. 洑의 둑이 상하였기에 所內使를 시켜…길이가35보, 岸立弘至深이 6보 3척, 上排掘里가 12보이니 이같이 하기를 2월12일에서 4월13일까지(하였으며) 이 시기에 고쳤다. 都合 斧尺이 136人, 法功夫가 14,140人…助役이 切火, 押梁 군에서 각기 인원을 일으키었다. 집사 所內使, 上干 乃末인 年, 大舍인 史須, 加大守 須□출신의 乃末 玉純

 

*청제 중립비

 

*청제 중립비 비문의 일부

 

*청제 중립비 비문의 일부

 

   永(川)의 남쪽에 菁堤가 있는데 (청)제터에는 碑가 있다. 그 文에 이르기를… 唐 貞元14年 戊寅에 임금이 두 명의 內史를 보내어 역부 14,800여 인을 부려 (청)제를 수축하고 비석을 세워 그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기록하게 하였다. 이 (청)제는 300여 호의 논에 물을 대었다고 전해진다. 비석이 금일에 이르러 蒙利하고 往在하였으나 順治 癸巳年에 비석이 사람들에 의해 두 동강으로 갈리어 먼지 속에 매몰되기에 이르니 후세인들이 그 옛 자취의 전하지 않음을 애석하게 여기지 않는 이 없어 금일 그 자리에 비석을 고쳐 세워 그것을 알게 하는 바이다. 아아, 후세 사람들이 이 비로 인하여 이 堤을 폐하지 않을 것을 생각한다면, 碑가 이 堤에 도움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康熙27年 戊辰年 9月 方守悅, 崔一奉, 林彦良이 이 비를(고쳐 세울 것을) 首唱하고 朴生이 監考하였다.

 

*청못

 

*청못

 

*청제

 

 

<2006. 5. 13>

 

 

*청제비 병진명 탁본 

 

*청제비 정원명 탁본

 

*청제중립비 탁본

 

 

<2006.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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