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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소백산 죽령산신당

蔥叟 2018. 10. 3. 04:44

단양 소백산 죽령산신당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를 잇는 소백산 죽령에는 죽령산신이라 하여 다자구 할머니를 마을의 수호신이자 산신령으로 모시고 있다. 먼 옛날, 죽령에서는 대낮에도 산적이 들끓어 지나가는 행인들을 괴롭혔는데, 고을 원님도 어쩌지 못해 근심이 커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초라한 할머니가 원님을 찾아와 도둑잡기를 청했다. 고을 원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신반의하며 작전을 짜고, 할머니를 죽령으로 보내는데, 골짜기에 도착한 할머니 갑자기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다자구야!, 들자구야!” 대나무 울창한 죽령 골짜기를 울리는 소리에 산적 두목이 이상히 여겨 할머니를 잡아다 물어보니, “다자구야는 내 큰아들이고, 들자구야는 작은 아들인데, 오년 전 집을 나간 아들놈들이 아, 글쎄 이곳 소백산 죽령에서 도적질을 한다지 뭐요. 내 그 소문을 듣고 지금 아들놈들을 찾고 있었소.” 이 말을 들은 산적두목은 할머니를 불쌍히 여겨 빨래도 하고 밥도 짓게 하면서 산적들과 함께 살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산적 두목의 생일이라 큰 잔치가 벌어졌다. 소와 돼지도 잡고 술을 마시며 흥청망청 한바탕 신나게 노는데, 산적들 아침부터 술을 마신지라 오후가 되니 모두 곤드레만드레 취해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때다 싶은 할머니는 고갯마루로 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들자구야, 어디 있는 게야 어미가 왔다!” 할머니의 쩌렁쩌렁한 소리에 잠에 서 깬 산적들은 “에이 시끄럽다~웬 들자구야 할망구야 술이나 더 주소!” 또다시 주거니 받거니 고주망태가 된 산적들이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며 잠이 들자 할머니는 ‘옳지 이때다!’ 하고 큰 바위에 올라가 또다시 외쳤다. “다자구야 다자구야! 빨리 오너라. 어미가 왔다!” 이때 어디선가 소리를 듣고 있던 관군들이 일제히 몰려와 산적소굴을 덮친다. 산적들, 그 취한 모습들이 가관인지라, 술에 취한 산적들은 힘도 못써보고 포승줄에 꽁꽁 묶여 관아로 보내졌다. 할머니는 유유히 사라졌는데, 그 후론 산적들이 이 죽령에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은 편안히 잘 살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제야 할머니가 죽령산신임을 깨닫고 죽령산신을 ‘다자구야 할머니’라 부르며 해마다 제사를 지내는데, 이 다자구야 할머니 이야기는 죽령산신당이 있는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용부원리 마을에서 구전되고 있다.

 

▲죽령산신당

 

▲죽령산신당

 

▲죽령산신당

 

 

 

<2018.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