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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위한 건축군과 정교한 조각예술 - 진사 수모루

蔥叟 2018. 9. 15. 19:07

웅위한 건축군과 정교한 조각예술 - 진사 수모루

 

水母楼, shuǐlóu

 

성모전 왼쪽에는 수모루(水母樓)란 건물이 있었다. '수모'란 '진수(晉水)의 신'으로, 누각 안에는 한 여인이 항아리 위에 앉아 있는 형상으로 모셔져 있었다. 이 지방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수모루의 전설은 기록해 둘만 하다.

 

옛날, 진사에서 북으로 삼십 리 떨어진 진성(金勝) 마을에 류춘잉(柳春英)이란 아가씨가 살았다고 한다. 진사 근처로 시집온 심성 고운 그녀는 시어미와 시누이의 학대를 받는다. 류(柳)씨는 묵묵히 집안일을 참고 견디며 해나갔지만 물 길러 오는 일이 특히 힘들었다. 물 긷는 곳이 멀기도 했지만 시어미가 물에 대해 까다롭기 때문이었다. 물지게는 반드시 한 쪽 어깨로만 져야했고, 중간에 쉬어서도 안 되었고, 물 두 통 가운데 앞 통은 먹는 물이요 뒤 통은 허드렛물로 해야만 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그녀가 물 길어 오는 길에 백발노인이 말 먹일 물을 청한다. 흔쾌히 허락하는 춘잉, 그러나 말은 뒤 통의 물은 마시지 않고 앞 통의 물만 다 마셔버린다. 춘잉이 이에 대해 개의치 않고 성심껏 대하자 백발노인은 크게 감동하여 말채찍을 주며 말하길, 돌아가 이를 항아리 속에 넣어 휘휘 흔들기만 하면 항아리에 물이 가득 찰 것이라 한다. 다만 한 가지, 채찍을 항아리에서 절대 빼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춘잉이 항아리 속에서 째찍을 휘휘 흔드니 과연 물이 가득 차올랐다. 일이 줄어든 춘잉에 대해 시어미와 시누이는 또 다른 계책을 꾸민다. 춘잉더러 친정에 다녀오라 하고선 절대 꺼내지 말라고 일러둔 채찍을 시누이가 빼내 던져버린다. 그러자 이게 웬일인가. 항아리 속에서 갑자기 큰물이 쏟아져 나오고 삽시간에 마을이 물에 잠긴다. 소식을 들은 춘잉이 급히 달려와 보니 이미 수습할 도리가 없다. 할 수 없이 항아리 위에 올라가 앉았는데, 그러자 물길은 잦아들고 샘물이 되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바로 지금의 난로천(難老泉)이다.

 

그녀는 물을 다스리는 신선이 되었다. 수모루의 이층에 신선이 된 그녀의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역시 좌우로 네 존(尊)씩 시녀들을 거느리고 가운데 앉아있는 소상의 모습이다. 시녀들은 하체가 흐늘흐늘한 모습으로 줄어들어 있는데 곧 "동방의 인어" 모습으로 서양의 인어공주와 사뭇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것이 흥미롭다.

 

 

▲수모루

 

▲수모루


▲수모루


▲수모루


▲수모루


▲수모루


▲수모루

 

 

 

<2018.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