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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과 허황후의 혼인길 - 김해 초선대 마애불

蔥叟 2016. 1. 6. 09:37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혼인길 - 김해 초선대 마애불

 

큼직한 바위에 선각마애여래가 새겨져 있다.  '초선대 마애불' 이라 부르는 석불이다. 마애불은 흔히 자연의 큰 돌에 불상을  새긴 것을 말하는 것으로 선각 또는 얕은 돋을새김으로 표현된다. 초선대마애불은 초선대의 서쪽 끝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거대한 자연 암벽에 3cm 정도 굵기의 선으로 음각되어 있다이 마애불은 거등왕의 초상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수인의 형태를 알 수 없어 확정하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인 형상으로 보아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로 보인다. 아미타여래는 서방의 극락정토(極樂淨土) 세계에 머물면서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부처이다. 그리하여 모든 생명체들이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게 되면 극락세계에서 다시 태어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넓적한 얼굴에 가로로 찢어진 듯한 눈, 두툼한 입술 표현 등은 고려시대의 거불(巨佛)에서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바위에 균열이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머리는 민머리인 것으로 보인다. 가늘고 긴 눈, 넓적한 코, 두툼하고 넓은 입술의 얼굴은 입체감이 없이 묘사되었다. 귀는 어깨에 닿지 않으며, 목에는 형식적으로 세 개의 주름(삼도)를 표현하고 있다. 법의는 통견으로 양쪽 어깨에서부터 몸 전체에 세로로 물결식의 옷주름선을 새기고 있다. 광배(光背)는 새겨져 있으나 아무런 장식무늬 없이 소박하게 처리되어 있다. 이 마애불의 특이한 점은 두 손이 옷자락 속에 감추어져 수인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불상들은 수인으로 불상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인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이 불상은 옷소매로 수인을 가려버렸다. 따라서 안내판에는 아미타불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손을 가려버렸으니 아미타불이니 석가모니불이니 하는 구분을 할 수도 없다.

 

이렇게 수인을 옷자락으로 가리는 불상의 형태는 경주 남산의 탑곡 마애불상군의 동북쪽에 위치한 불상에서 나타나는 형태와 같은 점이다. 일반적으로 불상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경우 연화좌를 표현하는 예가 대부분인데 이 불상의 경우 아랫부분에 박리가 심하여 떨어져나간 것으로 보이며 옆 부분에는 선각으로 표현한 부분이 다소 보인다.  

 

초선대 마애불은 상호나 옷을 표현한 음각선이 깊지 않아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마애불을 조성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부처의 상호나 몸체 부분에 빗물이 닿지 않도록 아랫부분이 약간 안쪽으로 쏠리도록 깊게 파내며 상부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불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불상 윗부분에 물길 홈을 파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마애불 상부에 닫집과 같은 전각을 설치하기도 한다. 초선대 마애불에는 그러한 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고 선각의 선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솜씨가 조금  떨어지는 지방 장인의 작품으로 보이며  고려시대의 지방양식을 잘 보여주는 마애불이라 할 수 있다.

 

이 불상은 전체 높이가 5.1m이고 몸체 높이가 4.3m이다.  대좌의 높이가 80cm이며 폭은 470cm 이다. 혹자는 이 마애불상의 존재야말로 불교가 우리나라에 처음 전래된 곳이 가야라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이 불상은 고려시대의 거불 양식에 불과하다면서 앞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한다.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초선대 마애불

 

 

 

<2015.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