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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과 허황후의 혼인길 - 김해 초선대

蔥叟 2016. 1. 5. 07:30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혼인길 - 김해 초선대

 

김해시 안동 신어천과 국도 14호선이 만나는 곳 들판 가운데에는 숲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작은 언덕이 있다. 온통 논밭과 공장지대로 둘러싸인 주변의 풍경에 어울리지 않게 바위와 숲이 우거지고 작은 정자와 암벽에 마애불이 있는 곳이다. 예부터 “신선을 초대한다” 고 해서 초선대(招仙臺)라고 하며, “현자를 청한다”는 뜻에서 초현대(招賢臺)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삼국유사` (三國遺事) 가락국기에는 거등왕이 즉위하던 서기 199(동한 헌재 건안 4)에 선견이라는 왕자가 신녀와 더불어 구름을 타고 떠났다. 왕이 강변 바위섬에 올라가 선견왕자를 부르는 그림을 새겼다. 그래서 속전하기를 왕초선대라고 부른다.(王子諱仙見與神女乘雲去 王欲登江石岩招仙銘影故王招仙臺)고 하였고, `동국여지승람` (東國輿地勝覽)에는 가락국의 거등왕(居登王)이 칠점산(七点山)의 선인(仙人)을 초대하여 이곳에서 가야금과 바둑을 즐겼다고 한다. 왕이 앉은 연꽃무늬 자리와 바둑판 자국이 남아 있다고 전하지만, 지금은 확인할 길이 없다. 괴석 사이에는 당대 정승이 나올 운교초선형(雲橋招仙形)의 명당이 있다고 전해오는 곳이다.

 

흔히 ''라고 하면 고풍스런 정자를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고 그 정자이름을 OO대라고 하지만, 초선대는 그런 정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숲과 바위로 이루어진 작은 언덕 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큰 암석들이 모여 동산을 이루고 암벽사이로 나무들이 틈을 잡아 숲을 이루는데 새들이 터를 잡아 지저귀고 다람쥐가 뛰어다니는 길에 정자가 세워져 흥취를 돋운다. 옛날에는 주변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었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발견되는 패총들로 보아 바다가 인접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초선대 아래의 잔디밭은 예전에는 연못이었다고 하는데 언제 메워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

 

초선대(招仙臺)는 수천 년 전 옛날에 선녀들이 놀았다는 전설, 또는 장유화상과 수로왕이 정사를 의논했다고도 하며, 가락국 제2대 거등왕이 칠정산에 있는 참시선인을 이곳에 초대하여 가야금과 바둑을 놓고 놀았다고 하는 전설, 또한 신선들이 배를 타고 유유히 즐기던 곳이라고도 하는데 말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초선대는 '신선을 초대하는 자리'라는 뜻이니 도대체 누가 누구를 초대했다는 말인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이 초선대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 '옛 말에 이르기를, 가락국 거등왕께서 칠점산의 담시선인을 부르시면 담시선인은 배를 타고 거문고를 안고 와서 이곳에서 바둑을 두며 함께 즐겼다. 이로 인하여 초선대(招仙臺)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때 왕과 선인이 앉았던 연화 대석과 바둑판 돌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칠점산(七點山)은 양산군 남쪽 44리 바닷가에 있으며 산이 칠봉(七峰)인데, 칠점(七點)과 같으므로 칠점산이라고 이름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

 

초선대와 관련된 설화는 바로 이 기록에서 비롯된다. 거등왕과 담시선인은 누구인가? 거등왕은 가락국의 2대왕이라고 전해지는데, 가락국의 첫째 왕은 김수로왕이며 수로왕과 허왕후 사이에는 10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중 첫째가 왕위를 계승했고 둘째, 셋째는 허왕후의 성을 따라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일곱 왕자는 허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을 따라 일곱 부처로 성불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거등왕은 김수로왕의 첫째 아들이라는 이야기이다.

 

담시선인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신선'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그가 머물렀던 곳이 칠점산이라고 했는데, 이 칠점산이 어디인지 알 수는 없다. 담시선인에 대해서도 뚜렷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국선도에서는 이 담시선인을 박혁거세의 선맥을 계승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어있다. , 담시선인은 박혁거세를 보좌했던 '고공선인'의 선맥을 계승한 사람으로서, 옥처럼 맑은 얼굴과 맑은 눈빛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제자인 물계자는 신라 화랑도를 창설한 사람이며 제자인 원광법사로 하여금 세속오계를 만들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국선도의 주장은 명확한 증거나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아 신빙성이 떨어진다.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초선대

 

 

 

<2015.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