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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팔공산 백흥암 극락전 수미단

蔥叟 2014. 5. 30. 06:53

영천 팔공산 백흥암 극락전 수미단

 

   백흥암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도 극락전의 수미단을 보기 위해서이다. 수미단이란 절의 법당 정면에 상상의 산인 수미산 형태의 단을 쌓고 그 위에 불상을 모시던 대좌를 말한다.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永川 銀海寺 百興庵 須彌壇)은 극락전에 있는 높이 125㎝, 너비 413㎝의 조선 후기에 만든 불단이다. 앞쪽 면은 5단으로 되어 있으며,  각 단도 5등분 되어 각각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제일 위의 단은 안상문을 도드라지게 조각하였다. 제2단은 봉황·공작·학·꿩 등을, 제3단은 용·어린아이·물고기·개구리 등을 매우 섬세하게 조각하였다. 제4단은 코끼리·사자·사슴 등을 꽃잎 속에 조각하였고, 제일 아래단의 양쪽 끝에는 도깨비 얼굴을, 가운데 부분에는 용을 조각하였다. 각 단에 있는 새나 동물의 배열이 특색 있고, 조각기법도 매우 우수하다. 이런 특징이 있는 불단은 조선 후기 작품으로 더러 남아 있지만, 이 불단은 그 중에서도 대표되는 작품이다.

 

   수미단은 전면과 좌우 측면에 각양각색의 신비스러운 문양들로 가득 차 있는데, 쌍을 이룬 물고기를 제외하면 모두 상상의 동물들이다. 당초(唐草)를 입에 물고 있는 귀면, 모란꽃 사이를 나는 봉황, 박쥐 날개를 단 익룡, 인두어신(人頭魚身)의 물고기, 자라껍질을 등에 진 괴인 등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동물이 어울려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중에 가릉빈가가 포함되어 있는데, 띠매듭을 맨 천의를 입고 박대(博帶)를 어깨 위로 휘날리며 연꽃 봉오리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릉빈가는 악곡연주, 춤, 노래로서 부처님을 공양하거나 설법 장소를 상서롭고 아름답게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가릉빈가의 출현은 곧 경사스러운 전조(前兆)의 의미로 해석됐다.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께 공양하는 날마다 가릉빈가가 내려와 춤을 출 때, 묘음천(妙音天)이 가릉빈무(迦陵頻舞)라 일컫는 춤곡을 연주했다고 한 경의 내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은 성자가 출현하거나 성군이 덕치(德治)를 펼쳐 천하가 태평할 때 봉황이 나타난다고 하는 동양 고래의 상서(祥瑞) 관념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능엄경〉, 〈정법연경〉, 〈대지도론〉 등에 나오는 가릉빈가에 관한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러하다. 가릉빈가는 그 소리가 시방세계에 두루 미치는데, 그 소리가 지극히 신묘하여 하늘과 사람과 음악신인 긴나라까지도 흉내 낼 수 없으며,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염증을 느끼지 않는다. 가릉빈가는 알 속에서 나오기 전에도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 울음소리는 여타 다른 새들의 어느 것보다 미묘하고 뛰어나다. 부처님의 음성은 마치 대범천왕의 것과 같고, 가릉빈가의 울음소리와 같이 아름답고 곱기 때문에 범음상이라고 한다.

   가릉빈가의 불교적 의미는 형태가 아니라 이처럼 소리에 집중되어 있다. 〈화엄경〉에서는 부처님이 청정 미묘한 범음으로 무상의 정법을 연출하니 듣는 사람들이 기뻐하여 맑고 오묘한 도리를 얻는다고 했다. 범음이란 대범천왕이 내는 음성으로, 음이 정직하고 조화롭고 우아하며, 음이 맑고 투철하고 깊고 풍족하며, 음이 두루 미처 멀리 들린다. 범음을 내는 가릉빈가는 부처님의 또 다른 화현(化現)에 다름 아니다.

 

▲수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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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