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보탑사 삼층목탑
황룡사 구층목탑터를 찾을 때에 느끼는 점은 일본에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그 많던 목조탑이 남아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목탑을 볼 수 있는 곳이 보은의 법주사 팔상전과 화순 쌍봉사의 대웅전이 유이한 곳이다. 그나마도 쌍봉사 대웅전은 1984년에 소실되어 다시 건립한 것이다. 규모 또한 왜소하다. 법주사 팔상전은 쌍봉사 대웅전에 비하면 규모가 다소 크지만 외부는 5층이지만 내부는 통층으로 되어 있어 건물 내부에서는 다층목탑의 느낌을 느껴볼 수 없다.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목탑이 진천 연곡사의 삼층목탑이다. 그래서 나는 서울 쪽으로 답사를 가게되면 오가는 길에 연곡사를 꼭 들른다.
보탑사가 있는 마을의 이름은 연곡리(蓮谷里)이다. 연곡리는 절을 에워사고 있는 "도덕봉, 약수봉, 옥녀봉 등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마치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난 모습같다 하여 '연곡리'라 불렀다. 보탑사(寶塔寺)는 그 이름만 듣어도 탑이 중심전각인 사찰임을 짐작할 수 있다. '보물같은 탑'이 있는 사찰 '보탑사'의 탑은 어떤 탑인가? '나라 최고의 목수'로 일컬어지는 신영훈 선생이 3년여에 걸쳐 만들어낸 보탑사 3층 목탑은 아파트 14층에 해당하는 무려 52.7m에 이르는 높이를 자랑한다. 목탑 자체가 42.7m이고, 상륜부가 약10m나 된다. 탑 안에서 3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목탑으로, 단 하나의 못도 박지 않고 지었다.
보탑사 3층 목탑은 경주에 있는 황룡사의 9층 목탑을 본떠서 건축되었다. 두 탑이 모두 목탑이고, 모두 1층에서 윗층으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신라인들이 삼한일통을 염원하여 황룡사 9층 탑을 세웠듯이 보탑사 3층 목탑도 '남북통일'을 염원하여 세워졌다. 일연은 황룡사 9층 탑에 대한 기술 뒤에 다음과 같이 구층탑의 건립목적을 기술하고 있다.
○樹塔之後 天地開泰 三韓爲一 豈非塔之靈蔭乎
탑을 세우고 나니 천지가 형통하고 삼한이 통일되었으니, 어찌 탑의 영감이 아니겠는가.
<삼국유사 황룡사구층탑조>
탑의 영감에 의해 삼한이 일통되었으니 바로 황룡사 구층탑의 건립목적이 삼한일통에 있었음을 말한 것이다. 보탑사 삼층목탑의 영험으로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3층으로 이루어진 지붕은 연꽃의 꽃술을 상징한다. 연꽃 아래를 걸어 탑 안으로 들어가 본다. 동서남북 모두에 출입문을 만들었지만 세 개의 문은 잠궈두었고, 백비를 바라보는 서쪽문으로만 드나들 수 있다. 문을 사방으로 낸 것은 탑의 1층이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심주를 중심으로 동쪽에 약사여래, 서쪽에 아미타불, 남쪽에 석가여래, 북쪽에 비로자나불을 모신 사방불 금당이기 때문이다. 또 999개나 되는 백자원탑(願塔)을 만들어 사방에 모셔 두었다. 1층은 부처를 모신 감실이자 그 자체로 법당이다. 탑의 2층은 법보전이다. 팔만대장경을 모신 윤장대를 중심으로 사면의 벽에 법화경을 모셔 두었다. 그리고 3층은 미륵전이다. 석가모니께서 열반에 드신 이후 새로운 시대를 열 미래불인 미륵불을 모시고 있다.
▲보탑사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
▲삼층목탑에서의 조망
▲삼층목탑에서의 조망
▲삼층목탑 앞에 만개한 영산홍
<201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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