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불시대칠처가람지허 - 경주 황룡사터 치미
황룡사터에서 출토된 치미는 황룡사의 당시 위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치미는 지붕 꼭대기 용마루의 양끝을 장식하는 대형 특수기와를 말하는데 망새라고도 한다. 치미는 복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기 귀해 상상의 새인 봉황의 날개와 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보통 매와 같은 날짐승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어 치미라고도 한다. 황룡사 치미는 높이 182cm, 너비 105cm로 동양 최대 규모의 치미로 기록돼 있다. 형체가 얼마나 큰 지 상하로 나누어 제작했다. 따로 나뉘었지만 둘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솜씨가 깃들어 있다. 사부대중을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봉황의 날개는 금새 날개짓 할 듯 생동감있고 사실적이다. 층을 이루며 완만한 곡선으로 뻗어 올라가는 날개 깃은 체온마저 느껴진다. 치미의 양 측면과 봉황의 깃털 양쪽에는 손으로 빚어 만든 연꽃과 사람 얼굴 무늬가 새겨져 있다. 양측면에는 연꽃과 사람 얼굴이 번갈아 장식돼 있다.
신라 장인들은 사찰 바깥에서 보아 전혀 보이지 않는 깃털 안쪽면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바깥면보다 더욱 세심한 손놀림으로 정토를 구현하기 위한 불심을 정성스레 새겨넣었다. 치미의 양 측면과 봉황의 깃털 양쪽에는 손으로 빚어 만든 연꽃과 사람 얼굴 무늬가 번갈아 새겨져 있다. 사람 얼굴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엇갈려 배치된 점이 특징으로, 남자 얼굴에는 콧수염과 턱수염이 표현되어 있어 쉽게 구별된다. 이러한 남녀의 얼굴묘사는 음양(陰陽) 의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치미를 장식한 남녀인물상은 솜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욕심마저 스스로 엄격하게 잘라낸 장인의 얼굴모습 그대로 따뜻하고 부드럽다. 얼굴의 윤곽과 귀, 머리도 필요 없었다. 칼로 세 번 선을 그려 넣었을 뿐이다. 신라인의 예술은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눈과 코, 입만으로도 그 미소가 그윽하다
▲치미
▲치미
▲치미
▲치미
▲치미
▲치미
▲치미 장식
▲치미 장식
▲치미 연꽃무늬
▲치미 연꽃무늬
▲치미 얼굴무늬
▲치미
▲얼굴무늬
<201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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