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가일마을 병곡종택(屛谷宗宅)
병곡종택(屛谷宗宅)이 언제 세워졌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현재의 건물은 19세기 중엽에 중건된 것이라 한다. 길 가에 키 큰 회화나무 한 그루가 높이 팔을 뻗고 서 있고, 그 뒤를 판축으로 다져 만든 붉은 색 흙 담이 줄을 잇는다. 회화나무는 무슨 문지기라도 되는 양, 터진 울의 한쪽에 버티고 서서 마을 길 입구 쪽을 내다본다. 그 그림자의 한 끝은 병곡종택의 바깥마당에 사선으로 누워 있다. 병곡종택은 시습재(時習齋)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자기를 닦는 공부를 멈추지 않으리라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병곡종택 사랑채
▲'시습재' 편액
▲안채
대문은 따로 없고 축담 사이의 터진 부분을 들어서면 바로 바깥마당이다. 집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바깥마당을 앞쪽에서 일선으로 막고 선 사랑채, 그 뒤쪽에 붙어선 안채, 오른편에 키 낮은 담장을 두르고 있는 사당 등이 그것이다. 사랑채는 정면 6칸 규모이다. 동쪽 끝의 1칸은 안마당으로 들어가는 대문이고, 서쪽 끝의 1칸은 중문이다. 그 안쪽으로, 동쪽 2칸은 마루이고 서쪽 2칸은 방이다. 처마 밑에는 시습재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이 사랑채의 당호일텐데, 붓을 떨듯이 꾹꾹 눌러서 멋을 부린 글씨이다. 검은 판에 흰 글씨이다. 원래 이 집에는 대문간에 오른편으로 따로 사랑채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60년 전에 철거하여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다. 넓은 바깥마당은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겠다.
▲안채
▲안채
▲안대청
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좁은 안마당이 나온다. 안채는 정면 6칸, 측면 2칸의 규모이다. 양쪽으로 방을 놓고 중안에 마루를 배치하였다. 서쪽 끝의 방으로부터는 아래로 건물이 더 연장되어 사랑채와 만나고 있고, 동쪽 끝은 1칸을 더 내밀어 방을 짓고는 그 아래 작은 측문을 두고 그 끝으로부터 낮은 울타리를 꺾어 돌려 사랑채 동편의 벽과 연결시켰다. 집의 동북쪽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당이다. 마을 길 쪽의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정면 3칸, 측면 1칸 규모로 앞쪽의 3분의 1칸은 그저 기단 위에 기둥만을 세워 놓았고, 그 뒤쪽으로 사당의 문과 벽이 자리 잡고 있다. 키 낮은 담장으로 둘러쳐 4각의 독립 공간을 만들었다. 앞쪽에 사랑으로 드는 작고 아담한 솟을대문이 있다.
▲사당
▲사당
<201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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