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오대산 상원사 동종
상원사에 가면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을 만날 수 있다. 현존하는 한국 종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우며 소리 또한 청아한 상원사 동종이다. 한국 종 고유의 특색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표적 범종으로, 이상적인 비례감과 안정감 있는 조형미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원사 동종은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조성되었다. 조선 태종 때 불교가 박해를 받자 안동으로 옮겼다가, 세조가 상원사에 봉안할 종을 찾던 중 선정되었다고 한다. 결국 세조가 승하한 직후인 예종 원년(1469)에 상원사로 옮겨졌는데, 3379근(斤)이나 되는 큰 종을 어떻게 옮겼을까. 종을 안동에서 상원사로 옮겨오던 중, 죽령(竹嶺)을 넘으려 하는데 노상에서 도통 종이 움직이지 않았다. 근심하던 사람들이 종 꼭지를 하나 떼어서 안동으로 보내니 비로소 움직여 상원사에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종 네 곳의 유곽 안에 1곽(廓)의 종유가 하나 없다.
음통이 있는 종뉴 아래에 안으로 오므라든 종신이 연결된 형태인데, 이상적인 비례의 안정감 있는 구조, 풍부한 양감과 함께 세부적인 묘사수법도 매우 사실적이다 종신에 있는 상대 하대 4유곽의 문양은 모두 당초문을 바탕으로 2~4인의 작은 비천상이 있는 반원권문이 새겨졌고 종복에 비천상과 교대로 있는 당좌는 8판 연화문으로 표현하였다. 정상에는 약동하는 한 마리의 용이 잇고 그 옆에는 연꽃이 조각된 음통이 붙어 있다. 이러한 상원사 종에 보이는 음통, 안으로 오므라든 종신형, 상대, 하대, 4유곽 등의 구조적인 특징은 한국종의 전형이 되어 양식적인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이후의 모든 종에 계승된다.
특히 비천상은 경쾌한 모습으로 구름 위에서 천의자락을 휘날리는 모습과 공후와 생을 연주하는 손의 표현이 매우 섬세하여 생동감이 넘친다. 볼록한 두 볼과 유연한 신체에 걸친 천의 등은 8세기 전반의 이상적인 사실풍의 불교 조각 기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용뉴에는 70자에 달하는 명문이 해서체로 음각되었는데 첫머리에 '개원 십삼년 을축 3월 8일 종성기지('開元 十三年 乙丑 三月 八日鐘成記之)'라고 되어 있어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종
▲비천상
▲비천상
▲비천상
▲비천상
▲비천상
▲비천상
▲당좌
<2011. 7. 10>
'◈한국문화순례◈ > 영동태백문화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0) | 2013.01.14 |
---|---|
평창 발왕산 (0) | 2012.02.11 |
평창 오대산 상원사 영산전 석탑 (0) | 2011.07.22 |
평창 오대산 상원사 고양이석상 (0) | 2011.07.21 |
평창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상 (0) | 2011.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