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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국보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蔥叟 2010. 7. 1. 06:45

국립중앙박물관 국보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

   

   의자 위에 앉아 오른발을 왼쪽다리 위에 올려 놓고, 오른쪽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채 손가락을 뺨에 댄 모습의 보살상으로 높이는 80㎝이다.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을 썼고, 여기서 내려오는 두 가닥의 수식(垂飾)이 보발(寶髮)과 함께 좌우로 어깨까지 늘어져 있다. 가슴 앞에는 짧은 장식이 있고, 두 어깨를 덮은 천의(天衣)는 날개 모양 옆으로 퍼졌으며, 그 가닥은 앞면으로 늘어져 무릎 위에서 X자형으로 교차되어 있다. 네모꼴에 가까운 얼굴은 풍만한 느낌을 주며, 눈꼬리는 길고 위로 약간 들린 봉안(鳳眼)이다. 광대뼈를 나오게 하고 입가를 들어가게 하여 미소 띤 얼굴을 만들어 신비스러운 인상을 준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당당하면서도 곧고 늘씬한 상반신은 나형(裸形)으로, 가는 허리에서 신라(新羅) 불상의 기본형을 볼 수 있다. 두 손에는 팔찌를 끼었고, 왼손은 오른쪽 발을 잡고 있으며,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에 팔꿈치를 얹고 손가락을 볼에 대어 사유(思惟)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하반신에 걸친 상의(裳衣)는 배 앞에서 매듭을 지었고, 밑으로 내려오면서 도식화된 옷자락 무늬를 선각(線刻)으로 표현하였으며, 왼쪽에는 한 가닥의 끈이 드리워져 있다. 왼발은 밑으로 내려서 작은 단판(單瓣) 연화좌(蓮華座)를 특징적으로 밟고 있다. 

 

   늘씬한 팔이나 체구에 비해서 손이나 발은 상대적으로 큼직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탄력이 있고 매끄러우며 부드럽고 율동적이어서 보살상의 우아한 모습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목 뒤로 돌아 양 어깨를 감싼 천의(天衣)는 새의 깃털처럼 치켜 올라갔다가 다시 가슴쪽으로 흘려내려 왼쪽 다리에서 교차한 다음, 양 무릎을 지나 두 팔을 감아 내렸다. 하체에 입은 치마는 다소 두툼해 보이는데 U자형 주름이 능숙하게 새겨져 있다. 왼발을 올려 놓은 타원형의 대좌(臺座)에는 연꽃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머리 뒷부분에 흔적만 있을 뿐 광배(光背)는 없어진 상태이다.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1963년 방사선 투과법으로 촬영한 결과 재질(材質)이나 제작수법이 특이하고, 주조(鑄造)기술 또한 고도로 발달되었으며, 내부의 결함이나 보수(補修)의 흔적이 없이 보존이 비교적 잘된 작품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자세, 아름다운 옷주름, 명상에 잠긴 듯한 오묘한 얼굴 등으로 보아 한국적 보살상을 성공적으로 완성시킨 6세기 중엽이나 그 직후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삼국시대에는 반가사유(半跏思惟) 형식의 불상이 유행하였는데, 이 불상은 그 중에서도 국보 제83호 반가상사유상과 더불어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1912년 일인(日人) 연토정조(淵土貞助)가 입수하여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에 기증하였던 것을, 1916년 총독부박물관으로 옮겨 놓았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2010.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