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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명부전

蔥叟 2010. 6. 9. 08:47

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명부전

     

   통도사 명부전은 지장보살(地藏菩薩)을 중심으로 좌우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그리고 염라대왕(閻羅大王) 등 10왕을 봉안한 전각이다. 1369년(공민왕 18)에 창건되었으며 중건, 중수의 기록은 알 수 없으나, ‘통도사사적비’에 따르면, 1760년(영조 36) 춘파대사(春波大師)가 개건(改建)하였다고 전한다. 범종루상(梵鐘樓上)에 있는 「명부전중수기」에 의하면, 1887년(고종 24) 봄에 감방(甘房)에서 실화로 인해 원통방(圓通房), 화엄전(華嚴殿)과 함께 명부전이 회록(回祿)되자, 다음날 보집원(普集院)에서 대신들과 의논하기를 “방료(房寮)의 회복이 하루라도 급한 것은 아니나, 저승에서 제도 받을 중생들이 노좌(露坐)하여 있는 것은 어찌하겠는가”라고 하였다고 전한다.

 

명부

  

명부전 편액

 

    이때 장로 호성화상(虎惺和尙)의 주관으로 산내(山內) 18개의 방사 및 암자에서 시주를 받고 표충사 등 아홉 곳의 타사(他寺)와 전 승통(僧統) 문우대사(文佑大師), 정일화상(定日和尙) 등 수많은 도속(道俗)의 희사(喜捨)가 이루어져 역사(役事)를 모두 마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뒤 호성화상이 입적하였으며, 이 기문(記文)은 1890년(고종 27) 8월 화주(化主) 영해대사(永海大師)가 기록하였는데, 전당(殿堂)이 소실된 지 3년 후의 기록이다.

 

명부전 지장보살

 

명부전 지장보살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겹처마 단층 팔작지붕으로, 낮은 기단(基壇) 위에 주초(柱礎)를 놓고 그 위에 두리기둥을 세웠다. 양 퇴칸은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앞면 어칸 및 양 협칸의 문이 분합문임에 비해 양 퇴칸은 판장문을 달았다. 또한 건물의 외벽이 흙벽이 아니라 나무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붕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이다. 공포를 이루는 세부적인 구조물이 많이 생략되었는데, 이는 조선 말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절충적 수법이다. 법당의 중앙에는 지장보살상(地藏菩薩像)을 봉안하였고, 좌우에 다섯 개씩 시왕탱(十王幀)을 안치하였다.

 

명부전 벽화

 

명부전 벽화

 

   통도사 명부전은 통도사 내의 여러 건물 중 조선 말기인 고종 연간에 지은 것으로, 당시의 명부전 건물 양식의 한 예로서 건축 양식의 시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통도사 명부전에는 여러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그 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책과 영화로 읽고 보아왔던 소설인 [삼국지연의]의 탄금주적도와 삼고초려도 두 장면이 그린 것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얼핏 보면 선과 채색이 부분적으로 지워져 있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가 쉽지 는 않다. 그렇지만 분명 이 그림들은 책에서 보는 것과 같은 세밀한 삽화 형식은 아니지만 [삼국지연의]의 한 대목을 압축하여 민화적인 수법으로 표현한것이다.

 

명부전 벽화

  

 

 

<2010.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