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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대웅전

蔥叟 2010. 6. 8. 09:29

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대웅전

         

   상로전(上爐殿) 지역에는 금강계단이 중심이 되어 대웅전, 명부전, 응진전, 삼성각, 산령각, 일로향각 등의 종속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상로전 지역은 통도사 가람의 중심구조를 이루고 있다. 즉 이 지역이 통도사의 창건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석가모니불에 대한 신앙형태가 중심이 되고 있는 지역이다. 상로전 일곽의 핵심적 구성원리는 중심성이다. 즉 건물의 배치가 대웅전을 중심으로 명부전, 일로향각, 응진전, 삼성각, 산령각, 그리고 금강계단이 원형을 이루며 빙 둘러져 있다.

 

대웅전

 

대웅전

 

대웅전

  

   대웅전의 공간적, 형태적 중심성을 살리기 위하여 팔작지붕의 합각면(合角面)을 삼면에 모두 두어 측면임을 암시하게 하였고 따라서 대웅전은 3면에 모두 정면성을 없앴다. 정면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정면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중심성은 불교건축의 영원한 주제이다. 이는 곧 화엄사상의 핵심인 ‘일즉일체일체즉일(一卽一體一體卽一)’이라는 불교적 우주관은 부분과 전체를 통합하기 위해 강력한 중심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금강계단

 

▲금강계단

 

▲대방광전

  

   대웅전은 통도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지붕모양이 丁자 모양인 특이한 건물이다. 사방에 현판을 걸었는데, 동쪽에는 ‘대웅전(大雄殿)’ , 서쪽에는 ‘대방광전(大方廣殿)’, 북쪽에는 ‘적멸보궁(寂滅寶宮)’, 그리고 남쪽에는 ‘금강계단(金剛戒壇)’이라 했다. ‘금강계단(金剛戒壇)’ 글씨는 흥선대원군이 쓴 것이라고 한다. 대웅전은 석가모니 세존을 모신 곳이라는 뜻이며, 대방광전은 진리의 몸인 법신불이 상주하는 대화엄(大華嚴)의 근본 도량이라는 뜻이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적멸보궁이라 하였고, 사리탑은 깨뜨릴 수 없는 금강과 같은 계율의 근본 도량이라는 뜻에서 금강계단이라 하였다.

 

▲대방광전

 

▲적멸보궁

 

▲적멸보궁 편액

  

   통도사 대웅전의 더욱 특징적인 것은 내부에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고 불상 대신 거대하고 화려한 불단(佛壇)만 놓여 있다는 점이다. 텅 빈 불단 뒤로 창이 넓게 나 있고, 유리창 너머로 금강계단이 보인다. 불상을 모신 다른 대웅전과 달리 통도사 대웅전은 금강계단에 모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받들고 있으므로 불상을 모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곳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대웅전과 금강계단은 별개의 건조물처럼 보이지만 한 기능을 수행하는 동일한 구조물로 보아야 한다. 즉 금강계단의 사리탑이 예배의 대상이고 대웅전은 금강계단에 대한 예배장소인 것이다.

 

▲대웅전 계단

 

▲기단 연꽃

 

▲기단 연꽃

  

   1961년 대웅전을 수리할 때 서까래에서 발견된 묵서명(順治二年甲申五月十一日立柱 同年八月初十日上樑 同年八月十八日椽)에 의하면 1645년(인조 23)에 중건했다고 한다. 지대석 위에 있는 기단의 면석에는 우주와 탱주를 새기고 그 사이에 연꽃무늬가 조각되었으며 돌계단의 층계석과 좌우에도 매우 정교한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이러한 가구식(架構式) 기단은 창건 당시 신라시대의 석조기단으로 보인다.

 

▲기단 연꽃

  

▲기단 연꽃

  

▲기단 연꽃

 

   기둥은 배흘림이며 기둥 위에는 창방(昌枋)과 평방(平枋)을 놓고 그 위에 공포를 짜올린 다포계(多包系) 형식이다. 공포는 외3출목·내4출목으로 되어 있으나 살미첨차의 끝이 앙서[仰舌]로 되어 있어 조선 중기 목조건축의 특징을 보여준다. 앞면과 옆면에는 빗살무늬와 꽃살무늬로 된 분합문(分閤門)을 달았으며, 뒷면에도 금강계단을 예배하기 위해 벽으로 막지 않고 4분합과 2분합을 설치했다. 건물의 네 귀퉁이에는 추녀를 받치는 활주(活柱)를 세웠으며 지붕 기왓골 수막새 끝에 박은 연봉 모양의 와정(瓦釘)은 독특하다. 내부바닥은 우물마루이며 천장은 층단천장으로 국화·모란 등의 문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좌우의 끝부분은 우물천장으로 마무리했다. 

 

▲대웅전 내부

  

▲대웅전 천정

 

 

 

<2010.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