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종찰 순례 - 양산 통도사 봉발대
중로전의 용화전(龍華殿) 앞에는 흔히 봉발탑(奉鉢塔)이라고 불리는 석조발우(石造鉢盂)가 서있다. 하대석과 간석(竿石)으로 구성된 대석 위에 발우형(鉢盂形)의 그릇을 얹어 놓은 특이한 형태이다. 절에서는 석호(石壺) 또는 의발탑(衣鉢塔)이라고도 한다. 이 넓은 방형의 지대석 위에는 원형의 복련(覆蓮) 하대석이 놓여 있는데, 옆면에 돌린 2줄의 선을 중심으로 아랫부분에 탱주 모양의 기둥을 8개 새겼으며 윗부분에는 4중의 중판복련을 조각했다. 하대석 윗면에는 3단의 얕은 굄이 간석을 받치고 있다. 간석은 부등변 팔각형으로 중앙에 융기된 테두리를 돌렸다. 상대석은 하대석과 마찬가지로 8엽의 앙련을 조각하여 서로 마주보게 했으며 윗면에는 3단의 얕은 굄이 있다. 상대석 위에 있는 석조발우는 뚜껑이 덮여 있고 그 밑에 굽받침이 새겨졌을 뿐 아무런 장식이 없다.
이 석조물은 불교의 교리를 배경으로 조성된 보기드문 예이며 간석의 형태나 연판의 양식 등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봉발탑은 우리나라에서 하나 밖에 없는 조형물이다. 부처님의 상수제자(常隨弟子)인 가섭존자(迦葉尊者)가 석가여래의 발우(鉢盂)와 가사를 가지고 미래에 성불할 미륵불을 기다린다고 하는데, 이때 가섭존자가 미륵불에게 바칠 발우의 모양을 화강석으로 조각하여 세운 것이 바로 이 봉발탑이다. 봉발탑은 석가의 발우를 바쳐 장차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成佛)할 미륵불의 출현을 기다린다는 신앙상의 의미에서 미륵불이 봉안된 용화전 앞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봉발탑이라는 명칭은 이 유물에 어울리리 않는 이름이라고 여겨진다. 탑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집이다. 그러나 봉발탑에는 사리를 모신 것도 아니고 그 형태에 있어서도 탑과는 전혀 다른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이 유물의 이름을 ‘봉발대(奉鉢臺)’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봉발대
▲발우
▲발우
▲상대연화문
▲하대연화문
<201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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