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화사 석불상군
청주 용화사의 용화보전에 봉안되어 있는 ‘용화사 석불상군(일명 칠존석불)’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불상들로 조각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현재 보물 제985호로 지정(1989.04.10)되어 있다. 5구의 불상과 2구의 보살상으로 된 이 석불들은 모두 양 어깨를 감싼 옷을 입고 있는 입상과 좌상으로 얼굴과 세부기법, 특히 옷주름 표현과 손모양 등 불신이 우아하고 정제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용화사 미륵보전
▲미륵보전 내부
최저 1.4m에서 최고 5.5m에 이르는 이 석불들은 장육불(一丈六尺의 석불)로, 16척 높이의 석불을 말한다. 한 척이 30.3㎝였으니 그 크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또는 그 이상의 불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되며 귀중한 고려불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 석불상들은 원래 무심천 주위에 방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1902년(고종39년)에 현재 용화사 자리에 봉안된 것을 1972년 법당에 안치하고 1990년대 현재의 미륵보전이 완공되면서 칠존석불 모두를 미륵보전에 봉안하였다. 그러다가 2008년 극락전을 신축하면서 4구(유마거사, 미륵보살 등)의 석불을 옮겨 봉안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부드럽게 흘러내린 옷주름이 인상적인 석가모니부처의 뒷면에 조각된 거대한 나한상은 매우 보기 드문 사례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석불상군
▲석불상군
용화사의 사적(1933년 10월에 기록한 법당 상량문)에 의하면 조선조 광무 5년(1901년) 내당에서 잠자던 엄비의 꿈에 오색영롱한 안개 속에 칠색의 선명한 무지개가 비치고 아름다운 풍악이 울리는 가운데 일곱 미륵부처가 일곱선녀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와 청주에 있는 우리를 구하고 절을 세워 안치해주길 간곡히 당부하여 청주군수 이희복에게 명하여 무심천 서쪽의 흙속에 묻혀 있던 부처님을 용화사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석불상군
▲미륵불
1993년 10월 흥덕구 사직동 용화사에서 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무심천변의 제방도로를 확장하기 위해 전신주를 이설하던 중 ‘사뇌사(思惱寺)’명 반자를 포함한 고려시대의 금속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된 바 있으며, <진각국사어록>에 보조지눌스님의 법을 이은 진각국사 혜심스님(1178~1234)이 1226년 4월 서원부의 사뇌사에서 하안거에 즈음하여 법문을 하신 말씀이 기록되어 있어 ‘사뇌사’가 고려시대 청주에 있던 대사찰이었다는 의견에 무게를 실어준다.
▲석가여래
▲약사여래
발굴된 청동반자의 명문을 판독한 결과 현재 용화사 부근이 고려 후기에 큰 사찰이었던 사뇌사가 자리했음이 밝혀지면서 용화사가 무구한 역사의 고찰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고려시대에 칠존석불을 조성한 것은 미륵부처를 모신 세계를 용화세계라 이르는데 이는 백성이 힘들 때 비록 현세는 힘들지만 내세에는 좋은 세상이 온다는 구원의 세계를 기원하는 희망의 사상을 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충청도 전라도 지역에 미륵부처를 조성한 사찰이 많은 것으로 미루어 당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지역 민초들의 삶에 대한 애환을 짐작해 볼 수 있다.
<2009. 12. 25>
'◈한국문화순례◈ > 중원서원문화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 용두사터 철당간 (0) | 2010.01.06 |
---|---|
청주 용화사 석탑 (0) | 2010.01.05 |
직지의 고향 - 청주 흥덕사터 치미(鴟尾) (0) | 2010.01.04 |
직지의 고향 - 청주 흥덕사터 도깨비얼굴무늬기와 (0) | 2010.01.04 |
직지의 고향 - 청주 흥덕사터 용머리모양간두 (0) | 2010.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