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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마을 산책 - 경주 두곡고택

蔥叟 2009. 6. 24. 08:28

양동마을 산책 - 경주 두곡고택

  

   두곡고택은 18세기 초엽(1730년경)에 수졸당파에 속하는 동고 이덕록의 둘째 아들인 이식중이 지은 집이다. 후에 기북면 덕동에 살던 향단파의 이조원이 매입해서 그의 후손들이 살게 되었다. 두곡은 이조원의 호이다. 마을의 안산인 성주봉 서쪽 기슭에 위치한 까닭에 안채는 서향을 하며 물봉을 바라보고, 사랑채는 남향으로 지어 성주봉 서쪽 기슭으로 공간이 트이게 하였다. 집 옆에는 이의잠의 영정을 모신 두곡영당과 그를 위한 재실이 있다. 고택 뒤 언덕 정상에는 동호정이 세워져 전망처로 역할한다. 이 4종류의 건물들은 마을의 동남쪽 산등성이에 기대어 자리잡았지만, 마을의 다른 영역과는 단절된 독자적인 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양동 남쪽마을의 대표적인 가옥으로 매우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一자 모양의 대문채를 들어서면 사랑마당이고 그 왼쪽으로 마구간채가 있다. 건너편에 사랑채, 아랫채, 안채가 ㅁ자 모양을 이루고 있다. 몸채 뒷편으로 방앗간채와 창고채를 좌우에 배치하였다. 앞면에 대문간채와 마구간채를, 뒷면에 행랑채와 방앗간을 비교적 넓게 배치한 것이 아주 독특한 점이다. 사랑 마당에는 산의 경치를 그대로 두고 과일나무를 심어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다. 부엌 뒤의 초가에 있는 디딜방앗간은 마을에 몇 개 안남은 것 중의 하나이다.

 

   마을 중심길 쪽으로는 담장을 쌓아 격리된 채, 남쪽 길로 돌아들어가면 남향한 대문채를 접한다. 어귀의 산자락에는 2칸 초가집이 대문을 마주보며 숨어있다. 물론 두곡고택에 딸린 가랍집이며, 방 한칸, 부엌 한칸으로 이루어진 가장 작은 살림집이다. 대문채 옆 동쪽으로는 재실이, 그 옆에는 다시 영당이 있고, 그 사이 언덕길을 오르면 동호정에 다다른다.

 

   ㅁ자형 살림채를 중심으로 남으로는 대문채가, 북으로는 고간채들이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 집은 양동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주택에 속한다. 8채의 건물들은 사랑마당과 안마당은 물론, 고방마당과 후원 등 여러 외부공간을 형성하고 있어서 매우 분화된 외부공간을 갖고 있다. 사랑채는 깊고 높은 골짜기에 면해서 약간 답답한 감이 있지만, 안채는 마을 입구의 물봉을 안대로 삼아 시원한 경관을 갖는다. 경관을 얻기 위해 안대청을 높게 처리했고 그 앞의 행랑은 낮게 처리했다. 안채는 도호정과 더불어 물봉을 안대로 삼았지만, 사랑채는 영당이나 재실과 함께 앞산을 안대로 삼았다.

 

   동쪽 높은 동산 쪽에 과실수를 심어 지세를 잘 이용한 점과 서쪽에 마구채를 두어 낮은 면을 보완하는 등, 치밀하고 사려깊은 구성을 보여준다. 채과 채 사이의 사이공간들은 18세기 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추상적이고, 각 채의 입체적인 구성도 인상적이다.

 

▲두곡고택

 

▲두곡고택

 

▲대문채

 

▲대문

 

▲두곡고택

 

▲사랑채

 

▲사랑채

 

▲사랑채

 

▲사랑대청

 

▲사랑대청

 

▲가랍집

 

 

 

<200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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