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비슬산 용천사(湧泉寺)
맑고 깨끗한 계곡을 따라 비슬산 헐티재를 넘어 용천사 가는 길은 누구의 눈길이라도 사로잡을 만큼 아름답다. 산 능선을 타고 구비구비 산길을 넘어가면 길가에 천년 고찰 용천사가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용천사(湧泉寺)라는 이름은 맑고 풍부한 석간수가 끊임없이 용솟음쳐 흘러내리고 있어 용천(湧泉)이라 붙여진 것이라고 전한다. 이 용천의 샘물은 가물 때나 장마가 질 때도 늘 일정한 양의 맑은 물이 흐르고 사철 마르지 않으며 한겨울에도 어는 법이 없다고 한다. 1300년 전에도 흐르던 이 샘물은 지금도 여전히 중생들의 감로수가 되어 우리의 마른 목을 축여주고 있다.
▲용천사(湧泉寺)
▲용천사(湧泉寺)
▲대웅전
▲대웅전
비슬산 동쪽 기슭에 자리잡은 용천사는 신라 문무왕 10년(670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해동화엄전교(海東華嚴傳敎)의 10대 사찰 중 한 곳이다. 화엄 십찰은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수행하고 돌아와 세운 사찰인데 최치원이 쓴 『법장화상전』과 일연의 『삼국유사』에 절 이름이 나온다. 『법장화상전』에 의하면 태백산 부석사(浮石寺), 원주 비마라사(毘摩羅寺), 가야산 해인사, 비슬산 옥천사, 금정산 범어사, 지리산 화엄사, 팔공산 미리사, 계룡산 갑사, 웅주 가야협 보원사, 삼각산 청담사 10개 사찰을 말한다. 그러나 『삼국유사』에는 이중 부석사와 비마라사·해인사·옥천사·범어사·화엄사 6개 사찰만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 사찰은 의상대사가 전파한 화엄사상을 널리 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대웅전 기단
▲명부전
▲응진전
▲요사
불교 전성기에는 승려가 천여 명이나 되었고 주변에 자리잡고 있던 암자들은 백련암, 청련암, 일련암, 남암, 서암, 내원암, 부도암 외 47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오랜 세월 속에 모두 없어져버렸다. 이미 24명의 도인이 나왔고 앞으로 104명의 도인이 나올 것이라는 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 중 3중창(1631년) 때의 것은 문화재로 지정된 대웅전만 남아 있고 다른 건물은 근대에 세워진 것이다.
고려 원종 8년(1267년) 일연 선사가 중창하여 불일사(佛日寺)라 칭하였다가 다시 용천사로 고치고, 임진왜란 후 인조 9년(1631년) 조영대사(租英大師)가 3중창하였으며 순조 5년(1805년) 의열 화주가 크게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물로서는 법당의 삼존불, 후불탱화, 나한십육존불, 영탱, 석조물 등이 있으며 불을 밝히는 데 사용하였던 정료대가 남아있고 절 오른쪽 골짜기에 고승들의 부도(浮屠) 6기가 이 절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다.
▲석탑
▲석탑
▲용천수
▲석조
용천사 대웅전은 앞면 3칸·옆면 3칸 규모로 못 하나 사용하지 않은 매우 웅장한 건물이며, 기둥이 되는 목재는 아름드리 칡덩굴을 사용하였다. 안에는 보존상태가 좋은 거대한 삼존불이 모셔져 있어 옛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대웅전 앞에 석탑이 서 있는데, 부재가 많이 없어졌고 현재는 상층 기단, 탑신 1개, 옥개석 2개만 남아 있다. 그렇지만 현재 남아 있는 부재의 조각 기법으로 보건대 고려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응진전(應眞殿)은 맞배지붕에 앞면 3칸, 옆면 1칸의 규모로 처음 1631년(인조 9)에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에 중건하였다. 안에는 금동 석가여래 삼존상을 중심으로 석조 나한상 16위, 제석·범천·감제사자(監帝使者)·직부사자(直符使者)·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상 등이 봉안되어 있다. 이들 상설(像設)은 양식으로 볼 때 모두 17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도
▲부도
▲부도군
▲부도군
경내에는 또한 석등의 팔각 간주석(竿柱石)이 있다. 하대석과 화사석 및 옥개석 등은 없지만 꽤 고식(古式)이다. 표면에 '…式'이라 새겨져 있지만 다른 글씨는 판독하기 어렵다. 그 밖에 요사 옆에 아직도 물을 담는 데 사용되는 석조(石槽)가 있다. 표면에 '…二十一年 四月 造…' 등의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조선시대 후기에 중건하면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명부전 옆 고목 아래에도 조선시대의 석조가 있다. 이러한 석물(石物)들은 전부 용천사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나타내주는 유물 자료가 된다.
용천사 경내에서 산신각 옆으로 난 길을 다라 가면 부도밭을 만난다. 용천사의 부도들은 17세기~18세기 용천사 중창이 이루어질 당시 여러 고승들의 사리를 모신것으로 추정된다. 대두분 석종형 부도는 작은 원형인데 이 부도들은 영남지역 석종형 부도로서는 대형급에 속하고 조각 도한 수작이다. 형식은 모두 자연석 기단 위에 높이 74~43cm 둘레 약 4m의 연화좌를 올리고 그 위에 높이 2m 규모의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상륜부는 보륜, 보개, 보주 등을 양각하였고 탑신 상하대에는 연꽃 문양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6기의 부도는 위에서 부터 대허, 회진, 청심당, 사송당, 우운당이고 백련당은 용천사 방면으로 100m 떨어진 곳에 있다.
▲부도
<2008.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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