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순례◈/내포문화권

당진 안국사터 매향비(埋香碑)

蔥叟 2008. 9. 6. 08:20

당진 안국사터 매향비(埋香碑)

 

   매향비는 내세에 미륵불의 세계에 태어날 것을 기원하며 향을 땅에 묻고 세우는 비를 말한다. 불교에 대한 억제책이 강화되던 조선 초기에 극락정토로 갈 것을 기원하면서 비를 세우던 비밀 종교의례의 하나이다. 매향은 주로 민중들이 했고, 특히 발원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현실적 위기감을 바탕으로 한 순수한 민간신앙 형태였다. 땅에 묻는 향은 주로 침향(沈香)이며 희귀약재로 쓰인다. 향은 불교신앙의 필수적인 용품으로 중시되었는데 침향의 경우는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향을 땅에 묻는 행위는 미륵하생신앙(彌勒下生信仰)과 연결된다. 땅에 묻은 향을 매개로 발원자와 하생할 미륵이 연결되기를 기원했다. 미륵신앙은 현실 위주의 구세·기복적인 것으로 여말선초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시대적인 불안감을 해소하고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것이다. 매향의 주도집단은 보(寶)·결계(結契)·향도(香徒)였다. 매향비는 돌을 다듬어 비석으로 한 것도 있고 자연석에 그대로 사실을 새긴 것도 있다.

 

   안국사터 석불입상 뒤 배바위에는 암각문이 두군데 새겨져 있다. 바위를 바라보고 서서 왼편에는 목공전설, 오른쪽에는 매향비문(埋香碑文)이 새겨져 있다.

 

 庚午年二月 日 余美北天口 浦東際埋香 一丘 化主兗先 結願香徒  

  경오년(庚午年) 2월 일 여미(余美) 북쪽 천구포(天口浦) 동쪽 가에 매향(埋香)하였다. 화주(化主) 연선(兗先)과 결원향도(結願香徒) <결락>

 

  庚戊年十月 日 鹽率西村出由 △(香)木香埋置

  경술년(庚戌年) 10월 일 염솔(鹽率)의 서쪽 마을에 향목(香木)으로 향(香)을 묻어두었다.

 

   이 바위에 새겨진 매향비의 내용은 경포에 . 현재 충청남도 당진군에 병합된 고려시대의 지명이다. 백제 때 여촌현(餘村縣)이었는데, 신라 때 여읍현(餘邑縣)으로 개칭되었다가, 고려 초에 여미현(餘美縣)이 되었다. 조선시대 당진현 정미면으로 병합되었다. 여 1018( 9) 1407( 7) () 로, 여미현과 정해현이 합해서 해미현이 되기 이전, 즉 1407년 이전의 시기가 될 것이므로 1030년이나 1390년이 된다는 추측이다. 천 , . 화주는 가방화주(街坊化主)의 줄임말로, 거리에 나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시물(施物)을 얻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법연(法緣)을 맺게 하는 동시에 그 절에서 쓰는 비용을 구해 드리는 선승(禪僧)을 말하는데, 흔히 시주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한편 왼편에 새겨진 암각은 '경솔의 다'는 , .

 

▲배바위와 삼존불

 

▲배바위

 

▲배바위

 

▲배바위

 

▲배바위

 

▲매향암각

 

▲매향암각

 

 

  

<2008.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