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능산리 절터 출토 '宿世…' 먹글씨 목간(墨書銘木簡)
<국립부여박물관>
형제 사이나 그와 비슷한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일을 정리하면서 남긴 것으로 생각된다. 이 목간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내용 중에 보이는 불교 연기론(緣起論)이 주목된다. 반대편의 두 글자는 사람이름일 것으로 추정된다.
宿世結業同生一處是
非相問上拜白事
慧量(?)△前(?)
"숙세(宿世, 前生)에 맺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같은 장소에서 태어났다. (이에) 옳고 그름을 서로 물어서 상배한다."
▲'宿世…' 먹글씨 목간(墨書銘木簡, 백제)
목간은 가늘고 긴 나무판에 글씨를 기록한 것으로 종이가 발명되어 일반화되기까지 종이를 대신하여 문서기록 등의 용도로 널리 사용되었다. 백제의 목간은 부여 관북리, 능산리, 궁남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출토되었으며, 칼로 새겨진(刻字) 목간도 있으나 먹으로 쓴(墨書) 목간이 일반적이다. 그 용도에 다라 문서기록용과 꼬리(附札), 그리고 낙서, 연습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문서기록용이라 하더라도 책과 같은 형태가 아니라 간단한 내용을 하나의 목간에 기록한 정도의 것이다.
또한, 꼬리표로 사용된 목간은 물건의 내용이나 보내는 사람 등을 기록한 것으로 매달 수 있도록 홈이 있거나 구멍이 뚫려 있어 흥미롭다. 백제지역에서 나온 목간에는 도성의 행정구역 이름이나 벼슬이름과 관련된 내용 외에도 당시의 지명(地名)이나 호구제도, 토지나 삼림의 관리, 농경과 잠업(農桑), 불교적 연기론 등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어 단편적이나마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2008.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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