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용주사 범종
용주사에 전해오는 범종은 신라 종 양식을 보이는 고려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거대한 범종으로, 높이1.44m, 입지름 0.87m, 무게 1.5톤이다. 이 동종은 신라종의 구조와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나 상대에 반원형 문양이 장식된 점, 당좌가 아래쪽으로 내려와 구연부에 가깝게 배치된 점, 비천 외에 삼존불상이 출현한 점 등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용통에 약간 금이 가고 유두가 부서진 것 외에는 보존 상태가 좋으며, 조각한 수법이 뛰어나 고려 종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용주사 범종
▲음통과 용뉴
종의 정상에는 용뉴(龍?)와 소리의 울림을 도와 주는 음통(音筒)이 있는데, 음통의 표면은 연주무늬를 돌려서 6단으로 나누고 그 사이에 연판과 당초무늬를 장식했다. 상대(上帶)에는 반원형의 문양을 중심으로 연주무늬와 여의두무늬(如意頭紋)가 장식된 문양대를 돌렸다. 상대 바로 밑에는 당초무늬로 장식된 4개의 유곽(乳廓)을 배치하고, 그 안에 원형의 연판좌 위에 솟아 있는 9개의 연꽃 모양 유두(乳頭)를 표현했다.
▲유곽
▲당좌
이 유곽 사이로 몸체의 중앙부분에는 비천(飛天)과 삼존불상이 교대로 4곳에 종을 치는 부분인 원형의 당좌(撞座)는 유곽 밑으로 하대에 가까운 곳에 있다. 당좌는 8엽 연판으로 그 주위에, 연주무늬 테두리 안에 소용돌이무늬[渦紋]가 장식된 문양대를 돌렸다. 비천상은 구름 위에 앉아 천의(天衣)를 휘날리며 날고 있는 자세이며, 삼존불상은 두광을 갖추고 결가부좌한 채 옷자락이 날리고 있는 모습이다. 하대(下帶)에는 상대와는 달리 연속된 당초무늬를 장식했다.
▲당초문
▲비천상
▲삼존상
용주사 범종 오른쪽 옆면에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기(緣起) 성황산(成皇山) 후신 화산(花山)의 갈양사 후신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 16년 5월에 창건되었고, 동시에 이 범종을 주조하였다.
불기 2950년 7월 주기 석(釋) 송굴(松屈) 대련(大蓮)
이 기록은 1923년 당시 주지였던 강대련(姜大蓮, 1875~1942) 스님이 적은 것으로 염거화상이 생존했던 신라시대에 범종을 조성하면서 명문을 함께 새겨 넣었다는 기록이다. 범종 뒷면에는 창건주 염거화상의 명문도 새겨져 있다.
▲비천상
▲삼존상
성황산(成皇山) 갈양사 범종 한 구를 석(釋) 반야(般若)가 2만 5천근을 들려 주성(鑄成)하였다.
금상(今上) 16년 9월 일 사문 염거(廉居)
명문의 내용을 보면 염거화상이 생존햇던 신라시대에 범종을 조성하면서 명문을 함께 새겨넣은 것으로 되어있지만, 금상십육년(今上十六年)이라는 연기표현은 신라시대에는 없어던 표기법이고 더우기 범종은 양식적으로 보면 고려초기의 작품으로 명문은 범종이 만들어진 후대에 추각(追刻)되었다고 보여진다.
▲명문
<200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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