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관룡사 일주문(一柱門)
돌장승을 지나 가파르게 이어지는 골짜기를 따라 소나무 숲길을 올라가면 시원스런 대나무 숲과 함께 정갈하게 다듬어진 돌계단이 나온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 돌을 쌓아 문을 만들고 그 위에 기와지붕을 얹은 작은 문이 나오는데 이것이 관룡사의 일주문인 셈이다. 관룡사의 일주문은 좀 특이하다. 기둥을 세우는 대신에 문의 양쪽으로 돌을 쌓아 그 위에 기와지붕을 얹었다. 시주자의 공덕을 내세워 공연한 소란을 피우지 않고서도 산사가 지녀야할 기품과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형식이야 아무러면 어떠랴. 부처와 내가 하나 되는 일체심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일주문(一柱門)은 사찰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원래 지붕을 가진 일반적인 건축물이라고 하면 사방에 네 개의 기둥을 두어 지붕의 하중을 지탱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일주문은 한 줄로 나란한 두개의 기둥만으로 지붕을 지탱하며 서 있는 건축물이다. 일주문이란 명칭은 바로 이런 건축적인 특징에서 붙여지게 된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모습에 비추어 일심(一心)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즉 신성한 사찰에 들어서기 전에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일주문의 경지는 아직 무언가를 깨달았다고는 할 수 없는 위치이다. 다만 단호한 결심과 실천 의지를 보이면서 구도자로서의 길을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주문을 기준으로 중생이 사는 세상인 세간(世間), 그리고 속계(俗界)와 생사 번뇌에서 해탈한 깨달음의 세계인 출세간(出世間), 즉 진계(眞界)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관룡사 일주문
*관룡사 일주문
*관룡사 일주문
*관룡사 일주문
*관룡사 일주문
*관룡사 일주문
<2007.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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