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석빙고
문헌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얼음을 저장하였다가 여름에 이용한 것은 신라 지증왕때(500~513)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석빙고(石氷庫)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만이 남아있고 그 이전의 얼음 저장시설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나무로 만든 목빙고(木氷庫)를 이용하였으나 세종대왕 때부터 석빙고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전해지는 우리 나라의 석빙고의 유구는 전부 18세기 이후의 것만이 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청도 석빙고는 그 축조연대가 가장 이른 것이라고 한다. 석빙고는 현재 6기가 남아서 전한다. 모두 18세기 이후에 축조된 것으로 청도 석빙고, 현풍 석빙고, 안동 석빙고, 경주 석빙고, 창녕 석빙고, 영산 석빙고가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석빙고는 멀리서 보면 마치 기다란 고분처럼 생겼다. 빙실의 절반은 지하에 있고 나머지 절반이 둥그스름하게 지상에 솟아 잔디로 덮여있다. 빙실은 주로 장방형이며 폭은 4~6m이다. 길이는 폭의 2~4배이다. 흙다짐을 하거나 얇은 돌을 평평하게 깐 바닥은 출입구 쪽이 높고 안쪽이 낮도록 경사져 있는데 빙실 안에서 얼음 녹아 내린 물이 잘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뿐만 아니라 바닥 중앙이나 가장자리에 배수로도 마련한다.
석빙고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천장의 홍예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홍예를 올리고 그 사이에 판석으로 덮어 빙실 공간을 만든다. 이와 같은 구조는 빙실에 기둥이 없어 미끄러운 얼음을 취급하기에 편리하다. 천장에는 홍예보 사이에 환기구멍을 내고 환기구멍을 내고 덮개돌을 얹어 빗물이나 직사광선이 새어들지 않도록 하였다. 환기구멍은 2~3개 정도였다.
출입문은 빙고가 들어앉은 지형에 따라 대부분 지면보다 낮은 빙실과 지면의 중간에 설치했는데 출입문까지는 계단이나 경사로를 마련했다. 문에서 바닥까지도 물론 계단이 설치되었다. 문은 얼음을 넣고 들어내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크기로 가급적 작게 만들었으며 판석을 이용한 나무문이나 돌문을 달았다. 지상으로 솟은 봉토 표면에는 잔디를 심어 복사열을 막고 빗물에 봉토가 씻겨 내리지 않도록 하였다.
청도 석빙고는 봉토가 유실되었으며 홍예(홍예) 사이의 판석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이 때문에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다른 석빙고에 비하여 내부를 관찰하기에는 더욱 편리하다. 서쪽으로 출입구가 있으며 계단을 통하여 내려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석빙고의 바닥은 동쪽으로 경사져있어 얼음 녹은 물이 흘러내릴 수 있도록 했으며 동쪽 벽 가운데에 배수구를 만들어 흘러내린 물이 밖으로 잘 빠지도록 설계돼있다.
석빙고 입구에는 작은 비석 하나가 서있는데 비문의 내용은 석빙고의 축조와 관련된 공사내용이 새겨져 있다. 비문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2월11일 시작하여 5월5일에 마치다. 막일을 한 사람이 5,451인으로 모두 하루씩 부역했으며, 돌을 나른 승려는 607명으로 20일 동안 일을 했다. 석공 12, 야장(冶匠) 3, 목수 1명이 참여했고, 양식쌀 53섬, 와공전(瓦功錢) 300냥, 시우쇠 1,438근, 회(灰) 384섬이 들었다.<앞면>
비문에는 공사에 동원된 인원, 공사기간, 그리고 공사에 쓰인 재료 등이 자세히 적혀있는데 제법 많은 양의 쇠가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돌과 돌을 이을 때 쓰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일반인보다도 승려들이 많이 동원된 사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의 폐불정책 속에서 승려들이 천대받은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의 뒷면에도 “계사(癸巳)년 5월 초엿새 세움”이라고 비를 세운 연월일이 적혀있고, 그 아래에 공사관계자의 직책과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인물 중에서 박상고(朴尙古)라는 사람의 생몰연대로 보아 석빙고를 축조한 계사년은 숙종39년(1713)임을 알 수 있다.
*석빙고 외관
*석빙고 외관
*석빙고 외관
*석빙고 외관
*출입구 계단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 내부
*석빙고 내부
*석빙고 덮개돌
*석빙고에 사용된 석재
<2006.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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