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법흥사 적멸보궁
보궁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화엄경을 설한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비롯됐다. 그 후 보궁은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게 됐다. 그래서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안치하지 않는다. 대신 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통도사는 대형 금강계단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안치해 계율근본도량불보종찰이 됐다. 금강계단을 받들어 기도하고 예불을 올리는 대웅전(보물 144호)에는 전면에 '적멸보궁'이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다. 오대산 중대의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문수진성의 주처'라는 생각에서 부처님 사리를 모신 성지로, 4방불 신앙의 중심인 비로자나 법신불로 상징되고 있다. 이 보궁의 불사리는 어디에 안치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보궁 뒤에 1m 높이의 판석에 석탑을 모각한 마애불탑이 상징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설악산 봉정암은 해발 1224m의 고지대에 있는 적멸보궁이다. 이 절 역시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5층 석탑에 불사리를 안치했다.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도 통도사처럼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은 보궁이다. 자장율사가 꿈에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지었는데 보궁과 함께 수마노탑(보물 410)이 천의봉 중턱에 서 있다. 보궁 뒤에는 진신사리가 안치된 보탑이 서 있고 그 옆에 자장율사가 도를 닦았다는 토굴이 있다.
법흥사 적멸보궁은 사자산 연화봉 중턱에 있다. 경내 입구인 원음루에서부터 5백미터 정도 올라가면 있다. 넓고 큰 돌들을 엮어 1단대의 지대를 마련하고 목조건물로 조성한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집이다. 적멸보궁 기와의 입막새에는 법(法)자가 씌어져 있고 '소화(昭和) 8년 11월 준공 이라는 글씨가 양각되어 있는데, 이는 1934년에 법흥사의 기와를 굽고 새로 지었다는 뜻이다.
▲적멸보궁
▲적멸보궁
▲적멸보궁
▲적멸보궁
▲적멸보궁 내부
<201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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