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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순례 - 순천 조계산 선암사 뒤깐

蔥叟 2012. 12. 14. 06:28

선암사 순례 - 순천 조계산 선암사 뒤깐

 

   선암사에 가면 반드시 해우소에 가보아야 한다. 사찰에서는 뒷간이나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한다.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이다. 선암사 해우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뒷간으로 문화재이다.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졌으며 화장실이 문화재로 등록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여기서 똥을 누어보면 비로소 인간과 똥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 수가 있다. 배설의 즐거움을 안겨 준다. 외벽이 살창으로 돼 있어 볼 일을 보면서 밖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배설의 낙원으로 풍광 좋은 찻집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밖에서는 살창이 발과 같은 역할을 해 안이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햇살이 뒷간 안으로 적당하게 들어오고 똥통에 매일 톱밥을 뿌려 불쾌한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면 생태형 화장실이다. 남녀용은 좌우로 분리돼 있고 사이에 어깨쯤 오는 칸막이가 있다. 각 칸은 개방형으로 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선암사에 가서 뒷간에서 일을 보지 않으면 선암사를 본 것이 아니라는 옛말이 전해온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뒤깐' 현판이다. 한글 고어로 '뒤깐'이라고 씌어 있는데 이것을 왼쪽부터 읽으면 '깐뒤'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 깐뒤에 일을 본다는 뜻이 된다.

 

▲뒤깐

 

▲뒤깐

 

▲뒤깐

 

▲뒤깐 편액

 

 

 

<2012.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