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종찰 순례 - 양산 영축산 통도사
영축산(靈鷲山)은 인도 마가다국(Magadha) 왕사성(王舍城)의 동쪽에 있던 그리드라(Gridhra;鷲, 독수리)라는 산이었다. 본래 이산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한 유명한 곳으로 신선과 독수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영축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는 산정상의 형상이 날개를 편 독수리를 닮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 산의 정상에는 왕사성 남쪽 시타림(屍陀林)에 조장(鳥葬)을 위해 버려지는 시신들을 파먹는 독수리들이 항상 돌아와 쉬고 있으므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를 영축산으로 번역한 것은 독수리들이 신령스러워 사람이 죽으려고 하면 미리 그것을 알고 그 집에 모여들어 시타림으로 장송(葬送)하는 것을 기다려 장송이 끝나면 곧 내려와 파먹었기 때문에 이를 영축(靈鷲)이라고 하였다.
▲영축산(靈鷲山)
통도사(通度寺)는 영축산(靈鷲山) 남쪽 기슭에 있다. 신라 선덕여왕 재위 중인 646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인사,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꼽히는 큰 절이다. 통도사는 자장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사리와 가사를 봉안하여 불보(佛寶) 사찰이라 불린다. 창건 당시에 대웅전(大雄殿)·적멸궁(寂滅宮)·법당(法堂) 등의 건물이 있었고, 금강계단에 진짜 부처인 진신사리가 안치되어 있으므로 대웅전에는 부처의 모형인 불상을 만들지 않았다. 절 이름은 영취산의 기운(氣運)이 의 땅과 통(通)한다고 하여 통도사라 불렀다고 한다. 자장은 이 절에서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쌓고 보름마다 불법을 설(說)하여 계율종(戒律宗)의 근본 도량(道場)이 되었다.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03년(선조 36)에 송운대사(松雲大師)가 재건하고 다시 1641(인조 19) 우운(友雲)이 중건하였다.
▲영축산(靈鷲山)
불보종찰(佛寶宗刹) 영축산통도사(靈鷲山通度寺)는 사찰의 이름에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 통도사가 위치한 영축산(靈鷲山)의 기운(氣運)이 부처님이 설법하시던 서역국 오인도(西域國五印度)의 영축산의 모습과 통한다(此山之形通於印度靈鷲山形)는 의미이며, 둘째는 승려가 되려는 사람은 모두 이곳의 금강계단(金剛戒壇)을 통해야 한다(爲僧者通而度之)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셋째는 불법을 통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通萬法度衆生)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영축산 통도사(靈鷲山通度寺)
사찰에 있어서의 건물의 배치를 가람 배치라고 한다. 가람 배치는 일반적으로 평지에 있으면 평지 가람(平地伽藍), 산지에 있으면 산지 가람(山地伽藍), 산지도 평지도 아닌 곳에 있을 때는 구릉 가람(丘陵伽藍)이라고 한다. 이러한 구분은 사찰이 어느 곳에 있느냐에 다른 구분이며, 그 안에서 탑이나 금당 등 건물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갖고 자리잡느냐에 따라 일탑일금당식(一塔一金堂式), 일탑삼금당식(一塔三金堂式), 쌍탑일금당식(雙塔一金堂式), 무탑식(無塔式), 자유식(自由式) 등으로 구분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건물들을 배치할 때 주축(主軸)이 동서 방향인지 남북 방향인지에 따라 동서 주축 배치, 남북 주축 배치 등으로 구분한다.
▲영축산 통도사(靈鷲山通度寺)
이 같은 방법에 따라 통도사의 가람배치를 구분하면 구릉식에 동서 주축으로 자유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때 자유식은 탑이 자유롭게 배치된 형식을 말한다. 또 통도사는 동서 주축에 대웅전 부축, 대광명전 부축, 그리고 영산전 부축 등 3개의 부축(副軸)을 지닌 특이한 가람 배치 형식이다. 또한 통도사는 부축에 의하여 나누어지는 외적 공간이 생기는데 서쪽으로부터 동쪽 방향으로 상, 중, 하의 위계가 설정되어 상로전 지역, 중로전 지역, 하로전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배치 형식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통도사 배치의 특성이다.
▲영축산 통도사(靈鷲山通度寺)
또한 상로전의 서쪽에는 선원구역(禪院區域)으로서 수행도량(修行道場)으로 존재하는 보광전(寶光殿)이 있다. 노전지역과 선원지역으로 나누어 그 기능을 살펴보면 노전지역은 각종불교의례를 행하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며, 보광전지역은 선원으로서 수행도량이므로 상구보리(上求菩提)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상구보리하화중생의 두 기능은 대승불교(大乘佛敎)의 보살도정신(菩薩道精神)을 표방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노전에서도 수행과 교화라는 두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데 이는 일즉일체(一卽一體) 일체즉일(一體卽一)라고 하는 화엄사상(華嚴思想)의 반영이기도 하다.
<2010.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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