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순례 - 서울 태종 헌릉(獻陵)
조선시대 제3대 임금인 태종과 왕비 원경왕후 민씨(元敬王后閔氏)의 능으로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에 있다. 1420년(세종 2) 원경왕후가 죽자 지금의 내곡동인 광주(廣州) 서대모산(西大母山)을 능지로 선정했으며, 1422년 태종이 죽자 왕후 옆에 봉릉(奉陵)했다. 태종은 불교 요소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국상에 법석(法席)은 물론 원찰(願刹)도 금하여 헌릉에는 원당이 없으며 다만 현판류(懸板類) 8점이 남아 있다. 헌릉의 상설(象說)은 고려 현릉(玄陵)과 정릉(正陵)의 제도를 답습하여 봉분을 2기로 하되 주위의 난간을 터서 연결시키고, 망주석(望柱石)을 제외한 모든 석물(石物)을 한 벌씩 갖추어 쌍으로 배치한 쌍릉제이다.
▲헌릉(獻陵)
▲참도
봉분 하부에는 병풍석(屛風石)을 만들어 우석(隅石)에는 영저(靈杵)·영탁(靈鐸)을 돋을새김했고, 면석(面石)에는 와형운무늬[渦形雲紋]를 두르되 중앙에 각 방위별로 수관인신(獸冠人身)의 12지신상을 새겨넣었으며, 하단에는 영지(靈芝)를 새겼다. 병풍석에는 앙련(仰蓮)·복련엽(伏蓮葉)을 새겼으며, 그 앞은 낮은 돌계단으로 되어 있다. 비각에는 신도비(神道碑)가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손상되어 1695년(숙종 21) 다시 세웠다. 변계량(卞季良)이 찬(撰)하고, 박태상(朴泰尙)이 기(記)했으며, 이덕성(李德成)이 글씨를 쓰고, 홍수주(洪受疇)가 전(篆)했다.
▲정자각
▲봉분
헌릉은 3대 태종과 원비 원경왕후의 봉릉이 같은 언덕에 조영된 쌍릉 형식으로, 조선시대 쌍릉의 대표적인 능제이다. 병풍석의 규모와 확트인 전경, 정자각 중심의 제향공간과 능침공간 사이의 높이 차이 등 초기 조선 왕릉의 위엄성을 잘 드러내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헌릉의 능 앞 석물들은 망주석, 혼유석, 장명등은 1쌍이고 양석, 호석은 각각 4쌍, 문무인석과 마석은 각각 2쌍씩 배치되었는데, 이는 고려 왕조의 현릉(玄陵)과 정릉(正陵) 제도를 기본으로 한 것이며 조선시대에서는 가장 웅장한 배치 방법이다.
▲장명등
▲무인석
헌릉이 지닌 조선 초기 왕릉으로서의 특성을 두 가지 꼽자면 소전대와 상석 아래 놓인 고석의 개수를 들 수 있다. 정자각 북서측에 있는 소전대라고 하는 석물은 제례의 마지막 절차인 지방을 불사르는 시설로 태조 건원릉과 이곳 헌릉에서만 볼 수 있는 조선시대 초기의 석물이다. 한편 봉릉 앞 상석 아래에 놓인 고석의 개수가 5개인데, 이와 같이 고석이 5개인 능은 태조의 건원릉, 태종의 헌릉으로 모두 조선 초기 상설제도에서 볼 수 있는 형식이다. 헌릉에는 불교 요소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법석은 물론, 원찰의 설립을 금하였다.
▲문인석
▲병풍석 문양
원경왕후가 1420년(세종 2) 7월 10일 수강궁(창경궁) 별전에서 태종보다 일찍 세상을 뜨자, 태종의 명으로 같은 해 9월 17일 대모산 기슭에 건좌손향으로 왕후의 능을 조영했는데, 억불정책으로 원찰을 세우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422년(세종 4) 태종이 승하하자 아들 세종은 같은 해 9월 6일 어머니 원경왕후의 능 옆에 봉릉을 따로 만들어 아버지를 모시고 난간으로 연결하여 쌍릉을 조성하고 곡장을 둘렀다.
▲병풍석 문양
▲안산
능원에는 두 개의 신도비가 있는데, 임진왜란 때 손상된 원래 신도비와, 1695년(숙종 21) 하나 더 증설하여 세운 것이다. 왕릉의 신도비는 태조의 건원릉, 정종의 후릉, 태종의 헌릉, 세종의 영릉 때까지 세웠다가 그 이후에는 완전히 폐지했는데, 현재 왕릉의 신도비는 건원릉과 헌릉에만 볼 수 있으며 세종의 영릉 신도비는 서초구 내곡동 원래의 터에 묻혀 있던 것을 1973년에 발굴하여 현재의 청량리 홍릉동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입구에 있다.
▲신도비
▲신도비
<2010.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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