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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릉 가는 길 - 경주 장산토우총(章山土偶塚)

蔥叟 2009. 5. 28. 08:06

신라왕릉 가는 길 - 경주 장산토우총(章山土偶塚)

  

태종무열왕릉과 김인문묘 그리고 서악동고분군이 있는 선도산의 한 자락이 꼬리를 트는 야트막한 구릉에는 경주지역에서 가장 많은 고분이 집단적으로 분포하는 곳이다. 이산을 장뫼(障山)라고 부르고 이 고분군을 장산 고분군이라고 한다. 이곳에 있는 고분들은 모두 석실분인데 법흥왕 이후부터 무열왕계의 왕족들로서 6세기 이후 4~500년간 신라역사를 이끌고 간 주인공들의 무덤이다. 한마디로 말해 신라인들의 북망산천(北邙山川)인 곳이다.

 

▲장산토우총

  

▲장산토우총

  

현재 장산 고분군의 무덤들은 90%이상이 도굴되었고 봉토는 무너져 내리고 봉토 위에는 나무가 자랐으며 소형의 고분은 예비군 훈련장 참호로 이용되는 등 훼손의 정도를 이루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곳을 정비하고 학술적 조사를 거쳐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면 아마도 천마총 이상의 자원이 될 것이지만 아직 우리 나라의 문화행정은 여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트막한 구릉 군데군데에는 허물어진 고분들이 수십기 보이는데 고분 위로 나무들이 고분의 높이 보다도 더 크게 자라나서 그냥 무심코 바라보면 고분인지조차 구별하기도 어렵다.

 

장산고분군의 남쪽 끝자락에는 수많은 고분 가운데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내부를 공개하고 있는 유일한 고분인 장산토우총이 있다. 신라의 고분은 조기(기원전후~AD350)의 토광묘 시기, 전기(AD350~6세기초)의 적석목곽분 시기, 후기(6세기 이후)의 횡혈식석실분으로 나뉘는데, 장산 고분군은 후기의 횡혈식석실분이다. 현재 경주지역에서 내부를 개방하는 석실분은 장산토우총과 구정동방형분이 유일하다. 또하나의 내부개방고분인 천마총은 석실분이 아니라 적석목곽분이다.

 

노서동고분군의 쌍상총은 석실분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적석목곽분과 공존기였다. 진평왕릉 북쪽의 명활산 고분군의 부부총도 석실분과 적석목곽분이 한 무덤 안에 공존하고 있으며 건천 방내리 고분군 역시 정상에는 적석목곽분이 아랫부분에는 석실분이 있다. 적석목곽분은 평지에 만들어지며 피장 유물이 많은 후장(厚葬)에 속한다. 또한 단 1명의 피장자를 위해서 만들어지며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장산토우총

   

▲시상대

 

이것은 영혼불멸설(靈魂不滅設)에 입각한 생전의 권력만큼이나 유물을 부장(副葬)하게 되는 것이다. 권력에 따라 순장도 하였다. 이에 비하여 석실분은 3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묻을 수 있으며 자식이 죽으면 뼈를 한쪽으로 모으고 또 묻을 수 있는 경제적인 무덤이었다. 위치 또한 산지에 있기 때문에 농토를 잠식하지도 않았다 부장품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박장(薄葬)을 하였다. 이와 같은 변화는 불교가 공인된 후 내세관의 변화에 따라 봉분의 크기와 부장품의 양을 줄이게 된 것이다.

 

토우총은 통일신라시대의 석실분으로 봉분의 지름은 10m, 높이는 7m이다. 시체를 놓았던 시상대는 동서로 놓여있고, 출입문은 남쪽으로 나있다. 시상대는 두 구의 시신이 누울 수 있는 것과 그보다 한단 낮게 또 한 구의 시신이 누울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동쪽에는 머리를 고정시키는 돌배게인 두침(頭枕)이 있고 서쪽에는 발을 고정시키는 발받침인 족좌(足座)가 설치되어있다.

 

▲두침

  

▲족좌 

 

   장산토우총은  경주박물관의 박일훈 관장과 이종성씨에 의해 발굴되었다. 여기에서 출토된 유물은 항아리와 사발 등의 토기 종류가 대두분이고, 특히 널방(玄室)의 바닥 네 모서리에서 발견된 토우로 인하여  토우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토우는 사람이나 짐승모양을 흙으로 빚어 만든 것인데 독립적으로 만든것도 있고, 토기 등에 장식용으로 붙인 것도  적지 않다. 신라 토우는 거의가 무덤에서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사람들의 종교관이나 내세관 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2009.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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