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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일명암터 석등

蔥叟 2009. 3. 12. 08:36

대구 팔공산 일명암터 석등

 

   부인사 명부전 앞마당에 놓여 있는 석등으로, 이 절에서 200m 가량 떨어진 일명암(逸名庵)이라는 암자터에 쓰러져 있던 석등 조각들을 모아 이 곳으로 옮겨 복원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일명암은 암자의 이름이 아니라 '이름을 잃어버린 암자'라는 의미이다. 상륜부는 없어졌고, 화사석은 파편을 근거로 복제하였다. 재질은 화강암이며 팔각형의 기본적인 석등이다. 하대석, 간석(竿石), 상대석, 화사석, 옥개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명암터 석등

 

▲일명암터 석등

 

▲화사석

 

   등불을 밝혀두는 화사석(火舍石)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4각의 바닥돌과 3단의 받침을 쌓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었는데, 바닥돌을 제외한 각부분이 8각을 이루고 있다. 하대석은 사각형 지대석의 4면에 좌우 2구씩의 안상(眼象)을 새기고, 윗면에는 팔각형의 연화대 받침을 조각하여 돌출시켰다. 간주석은 단면이 팔각형으로 상부에는 상대석에 삽입되는 돌기가 있다. 상대석은 연판 안에 화엽문을 장식하고 위에는 3단의 받침을, 아래에는 2단의 괴임과 간석의 돌기를 꽂기 위한 홈을 만들었다.

 

▲화사석

 

▲화사석

 

▲화창

 

   밭둑에 묻혀있던 화사석은 8각이라기보다 거의 4각에 가까워서 마치 직사각형의 네모서리를 세로로 반듯이 자른 모습이다. 팔각형의 넓은 측면에는 사각형의 창을 2개, 좁은 면에는 1개의 창을 뚫어 불빛이 퍼져 나오도록 하였는데, 다른 석등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양식이다. 지붕돌은 윗면에 부드러운 경사가 흐르고, 처마의 선은 가볍게 곡선을 그리고 있다. 꼭대기에 놓인 머리장식은 후에 새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상대석

 

▲상대석 연화문

  

▲하대석

 

   구조의 기본요소나 조각기법으로 보아 지대석과 하대석, 그리고 간석은 부인사 석등과 유사한 양식을 보이나 상대석과 화사석 등은 통일신라의 전형적인 팔각형 석등양식에서 약간 벗어나는 새로운 양식으로 고려시대 전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하대석

 

 

 

                                                                               <200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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