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탑골 부처바위 서면
서면에는 불상 1구와 그 좌우에 보리수 2그루가 있고 본존불 위로 비천상 2구가 있다. 본존불의 얼굴은 원형으로 약간 마멸이 되어 눈과 눈썹은 윤곽만 보이고 코는 길고 입은 크다. 머리는 소발이고 작은 육계가 있다. 목은 짧아 얼굴과 어깨가 거의 붙어 있고 어깨와 허리폭이 거의 같아 장방형으로 되어 있다. 법의는 통견이고 깃은 2조선으로 U자형이고 가슴에는 승각기가 보인다. 양 손은 법의가 감사 흘러내리며 그 속에 감추어져 있다. 대좌는 연화대이다. 두광은 특이하개 보주형이며 안쪽에는 연화문이 바깥족에는 타원형의 연주문을 돌리고 있으며 주연에는 화염문이다.
▲여래좌상 실측도
▲여래좌상 탁본
▲서면 전경
본존불 위에는 비천상이 있다. 부처바위의 다른 비천상들은 모두 하반신이 표현되어 있지 않으나 서면의 비천상은 유일하게 전신이 표현되어 있다. 오른손에는 연봉을 쥐고 발과 천의를 위로 날리면서 날고 있는 모습이다. 본존불 좌측의 비천상은 얼굴부분은 마멸로 인하여 식별할 수 없지만 천의를 날리면서 본존쪽으로 날고 있다. 본존불 좌우에는 보리수 2그루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잎을 늘어지게 표현하여 유연하면서도 사실적이지만 나머지 한 그루는 삼각형으로 대략 표현하고 있어 도식적이다.
사방불은 사방 정토(淨土)에 살면서 동서남북을 수호하는 방위불(方位佛)을 가리킨다. 소의(所依)경전이나 종파에 따라 그 명칭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다. 〈금광명경 金光明經〉에 의하면 동방 아촉불(阿閦佛), 서방 무량수불(無量壽佛), 남방 보상불(寶相佛), 북방 미묘성불(微妙聲佛)이 각각 배치되나 〈공작왕주경 孔雀王呪經〉이 약사신앙과 함께 유행하면서 동방에 약사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밀교에서는 사방불사상이 더욱 발전하여 금강계에서는 〈금강정경 金剛頂經〉에 의해 동방 아촉불, 서방 아미타불, 남방 보생불(寶生佛), 북방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에 〈대일경 大日經〉을 근거로 한 태장계에는 동방에 보당불(寶幢佛), 서방 무량수불, 남방 개부화왕불(開敷華王佛), 북방 천고음불(天鼓音佛)로 되어 있다.
▲여래좌상
▲여래좌상 상호
▲비천상
따라서 서방의 아미타불만 항상 일정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경우는 6세기초 북위부터 수대에 크게 유행하여 많은 작품들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유사〉 권3 사불산조(四佛山條)의 기록에 따라 587년(신라 진평왕 9) 문경의 대승사(大乘寺)에 있었다는 사방불이 가장 오래된 예로 볼 수 있지만 현재 그 사방불의 소재는 확인할 수 없다. 이밖에도 6세기 중엽의 예산 화전리 사면석불(보물 제794호)을 비롯하여 통일신라시대의 굴불사터 사면석불(보물 제121호)과 경주 남산 칠불암 사면석불 등이 유명하다. 비상 형식의 사방불은 7세기 중엽에서 8세기 중엽에 걸쳐 충청남도 연기군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고 있으며, 9세기경에는 석탑의 각 면에 사방으로 돌아가며 불상을 조각했다.
그러면 탑골 부처바위는 사방불이라 부를 수 있을까? 부처바위는 이와 같은 경전에 입각하여 조각한 사방불은 아닌 것 같다. 4면을 함께 조각한 것도 아니고 시차를 두고 북면부터 조성이 되고 동면, 남면의 순서로 조성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사방불이기 보다는 단순한 사면불일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비천상
<200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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