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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蔥叟 2007. 12. 14. 05:01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신라시대에 창건된 운문사는 여러차례 중창을 거쳤는데 현재의 가람은 조선 숙종 44년(1718)에 있었던 네번째의 중창 때의 것이다. 대웅보전도 이때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평면은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기둥 간격을 넓게 잡아 칸수에 비하여 큰 규모의 건물이 되었다. 다포계의 공포를 구성하였고, 포작은 외3출목, 내4출목으로 그 짜임이 건실하며, 조선후기의 일반적인 다포계 건물의 공포와는 달리 장식적으로 치우치지도 않았다. 가구는 큰 규모의 건물인데도 1고주 5량(一高柱五樑)집으로 하여 넓고 탁트인 내부공간을 꾸미고 있다. 천장은 4면에 빗천장을 돌리고 중앙에 우물천장을 두고 화려하게 채색하였다. 전면의 개구부에는 꽃살무늬를 넣은 분합문을 달았는데 특히 어칸은 간격이 넓어 5짝의 분합문이 달려있다.

 

   대웅보전은 반야용선(般若龍船)이다. 이 자비스런 배가 고해의 바다를 건너는 중생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실어다 준다. 대웅보전 천정에는 반야줄을 잡고 악착같이 극락세계로 가려고 하는 악착보살이 메달려 있다. 줄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천진한 아기의 모습이다. 이름 그대로 이 生에 기필코 성불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악착같이 정진하는 모습을 뜻하는 것으로, 악착보살이 외줄에 매달린 것은 오로지 수행자로서의 일념으로 한길만을 걷는 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악착보살이 매달린 용 모양이 조각된 1m 가량의 길이로 날렵해 보이는 편인 이 조각품을 반야용선이라고 한다. '악착보살'은 경전에 나오는 보살의 명호가 아니라 이야기 속의 어떤 악착스런 보살에게 붙여진 별명인데 이 보살의 이야기는 설화와 관련한 문헌 기록에는 보이지 않고 다만 다음과 같은 내용이 구전을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했다.

 

   어느 옛날, 청정하고 신심 깊은 이들을 서방의 극락정토로 인도해 가는 반야용선(般若龍船)이 도착했을 때. 이 용선에 타야할  어떤 보살이 자식들과의 마지막 작별인사로 그만 너무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이 보살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용선이 떠나가고 있었기에 보살은 용선의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서 서방극락정토로 갔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악착보살'이 되었다고 한다.  

 

<구전설화>

 

   절집에서는 법당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모시면 대웅전 또는 대웅보전이라 하고,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시면 대적광전, 혹은 비로전이라 한다. 아미타불을 모시면 무량수전, 미륵 부처님을 모시면 미륵전이다. 어느 부처님이 주불이냐에 따라 법당의 이름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운문사에는 대웅보전이 두개이다. 하나는 대웅보전은 조선 숙종 연간에 중창된 건물이고, 또 하나는 1994년에 새로 신축한 만세루 앞의 대웅보전이다. 운문사에서는 대웅보전을 신축하면서 옛 대웅보전의 현판을 비로전으로 바꿔 달았다.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을 마침내 비로전으로 바로 잡은 것이다. 현판을 바꾼 것은 또한 한 절에 본전이 두 개 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제동을 걸었다. 옛 대웅보전이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라는 것이 문제였다.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지만 비로자나불의 제작 연대가 대웅보전보다 앞선다는 증거가 없으니 이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로전 현판이 떼어지고, 다시 대웅보전 현판이 걸렸다. 한 절에 대웅보전이 두 개가 돼버린 연유가 이러하다. 물론 주인이라도 문화재를 함부로 훼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하지만 운문사에서 옛 대웅보전 건물을 훼손한 것도 아니고, 현판이 보물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법당건물은 박제화된 국가 문화재이기 이전에 현실에서 참배하고 있는 성전이다. 건물의 연대가 앞이고 불상이 뒤라 한들, 그 순서가 무어 그리 중요한 일이겠는가. 비로자나불을 모시면 비로전이고, 미륵불
을 모시면 미륵전이다. 게다가 대웅보전 현판 대신 비로전 현판을 단다 해서 건물이 훼손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불교 성전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불교 교단이지 국가 기관일 수는 없다.

 

*운문사 대웅보전

  

*운문사 대웅보전

  

*대웅보전 앞 석수

 

*대웅보전 앞 석수

 

*대웅보전 내부

 

*비로자나불과 후불벽화

   

*비로자나불과 후불벽화

 

*비로자나불

 

*비로자나불

  

*좌협시아미타불

  

*우협시석가모니불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불단 연화문

   

*대웅보전 천정화 

 

*악착보살  

 

 

 

 <2007.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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