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라 전진덕왕릉
신라의 왕릉을 찾아가는 방법은 첫째 삼국사기, 삼국유사, 경상도지리지, 경상도속찬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동경잡기, 여지도서, 동경통지 등과 같은 왕릉관련 문헌들의 기록의 전승과정을 연구하는 방법과 둘째는 왕릉을 양식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여러 문헌 가운데 시간적으로 삼국시대에 가장 가까운 시대에 기록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이 모두 정확한 것 만은 아니고 또한 당시의 지명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현재의 지명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대문에 기록만을 쫓아 왕릉을 찾아간다는 것은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왕릉의 양식적 분석에 입각한 발달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문화라는 것이 단계적으로 발달, 쇠퇴하는 속성을 지닌 까닭에 오히려 더 정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신라 왕릉 가운데 바르게 전승된 것으로는 낭산의 선덕왕릉이 가장 이른 것으로 보이며 이어서 무열왕릉, 문무왕수중릉, 성덕왕릉, 원성왕릉, 헌덕왕릉, 그리고 흥덕왕릉을 들 수 있다. 나머지 왕릉들은 거의가 잘못 전승되었거나 주인을 잃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신라왕릉은 풍수와는 관련이 없는 듯하고 신라인들이 끊임없이 평지왕릉를 지향했으며 약간의 구릉지대에도 왕릉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수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풍수가에 의해 알려진 명당자리는 언제나 명당자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백제의 무령왕릉은 풍수의 교과서라고 할 만큼 명당으로 알려져있어 백제는 일찍부터 풍수를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에 풍수가 본격적으로 전래 유포된 것은 고려의 후삼국 통일 후 태조 왕건에 의해서라고 한다. 왕건은 "도선국사가 지정하지 않은 곳에는 절을 짓지말라" 고 명할 정도로 우리나라 풍수의 시조로 알려진 도선국사를 믿었던 것이다.
현재 진덕왕릉으로 전해지는 이 왕릉은 18세기 초반까지도 주인을 잃어버린 무덤이었다. 조선 영조 6년(1730) 경주 김씨들이 당시까지 전해지던 10기의 왕릉에 더하여 17기의 왕릉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이 고분을 진덕왕릉으로 지정하였는데 삼국사기에 의하면 진덕왕릉은 "사량부에 장사지냈다"고 전하고 있다. 사량부는 현재의 내남면 일대로 비정되고 있으며, 현재의 전진덕왕릉이 있는 현곡면 일대는 모량부로 비정된다.
왕릉의 양식적 분석을 통해서 보더라도 진덕왕 시대에는 왕릉에 십이지신상이 조각된 호석을 두르는 양식이 등장하기 전이며, 현재의 십이지신상 조각도 신라 하대의 조각양식으로 보인다. 십이지신상은 성덕왕릉에서 처음으로 왕릉에 새겨지기 시작하는데 42대 흥덕왕릉까지는 부조가 높고 조각솜씨가 뛰어났다. 그러나 이곳의 조각은 부조가 낮고 평면화되어 그 솜씨가 퇴화되어가던 신라 말기의 왕릉으로 보인다. 또한 난간석도 세우지 않았다.
흥덕왕 사후에는 왕실 내에서 왕위계승전쟁에 휩싸였고, 쿠데타에 의해 살해당한 왕의 능을 화려하게 만들어줄 까닭도 없었으며 국력의 약화로 그럴 능력마저도 없어졌으며 그결과 조각솜씨마저도 퇴화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신라 하대의 왕릉은 아예 만들지 않았을 수도 있고 만들더라도 장식이 없어지고 규모도 작아졌다.
이 능은 9세기 중엽의 양식으로 구정동방형분의 조각보다 조금 더 뒤지는 시기의 양식으로 보이고 규모는 좀 더 큰 수준이다. 따라서 구정동 방형분과 비슷한 시기의 왕릉으로 볼 수 있어 45대 신무왕릉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신무왕의 아들인 46대 문성왕이 비교적 오랜 기간 왕위에 있으면서 부왕의 능을 정성껏 조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톼화되어버린 조각솜씨나 기술은 다시 되돌리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전진덕왕릉 초입의 조선시대 무덤군
*전진덕왕릉 초입의 조선시대 쌍분
*전진덕왕릉 송림
*전진덕왕릉
*전진덕왕릉
*전진덕왕릉
*전진덕왕릉
*전진덕왕릉
*십이지신상 토끼
*십이지신상 용
*십이지신상 뱀
*십이지신상 말
*십이지신상 양
*십이지신상 원숭이
*십이지신상 닭
*십이지신상 개
*십이지신상 돼지
*왕릉에 핀 구절초와 쑥부쟁이
<200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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