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용장계 열반골
열반골은 남산의 정상인 수리산(일명 고위봉)에서 흘러내려오는 길이 약 600m의 계곡이다.
<수리산과 열반골>
옛날 신라에 한 각간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사랑하는 외동딸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마음씨도 고와 여러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다. 꽃다운 나이를 맞이하니 그 아름다움은 마치 꽃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비천인 듯하였다.
<관음사의 석탑 지붕돌>
이렇게 맑고 깨끗한 처녀에게 뭇 남자들은 사랑을 호소하고 권력으로, 혹은 금력으로 유혹하기도 하며 성가시게 굴었다. 마침내 처녀는 시끄럽고 더러운 속세를 떠나서 부처님의 세계인 열반에 살 것을 결심하고 아무도 모르게 집을 나섰다.
<또 다른 석탑재. 은적암터에서 옮겨온 것이다>
부모님의 따스한 사랑도, 여러 사람의 존경도, 화사하게 장식된 향기나는 머리 다발도 다 끊어버리고 오직 맑고 청정한 부처님의 나라를 찾아서 들어선 곳이 이곳 열반골이었다. 그리고 이 골짜기로 발을 옮겼다.
<큰곰바위>
아무리 머리를 깍고, 잿빛나는 먹물옷을 입었다 하더라도 숨길 수 없는 것은 꽃피는 나이에 무르익은 살향기였다. 애티나는 처녀의 살내음을 맡은 뭇 짐승들이 길을 막고 으르릉거린다.
<큰곰 얼굴>
처녀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돌아서지 않을 것을 결심하고 짐승들을 피해가면서 산으로산으로 깊이 들어갔다. 골자기가 깊을수록 무서운 맹수들이 길을 막고 으르릉 덤볐다. 그러나 부처님 나라를 동경하여 정진하는 처녀는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그 무서운 산 속에서도 부처님을 부르면서 길을 찾아 들어갔다.
<이무기 바위>
집을 떠나 오랫동안 무서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디고 오직 부처님만 부르면 정진한 처녀는 드디어 맹수들의 계곡을 벗어나서 부처님 나라로 통하는 산등성이에 오르게 되었다.
<사자바위>
<사자바위>
그곳에서 지팡이를 짚고 오는 할머니를 만나 그의 안내로 고개를 넘어 천룡사에 이르게 되니 그것이 바로 하늘에 떠 있는 열반의 세계였다. 처녀는 마침내 모든 번뇌를 말끔이 씻고 열반의 세계에 들어 보살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열반재>
처녀를 찾아서 산속에서 나온 짐승들이 변해서 갖가지 기묘한 짐승모양의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열반재 넘으면 하늘의 전당인 천룡사에 이른다>
<200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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