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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서성에 오다 - 평요고성의 객잔, 평요회관 침석수류

蔥叟 2018. 8. 31. 12:47

산서성에 오다 - 평요고성의 객잔, 평요회관 침석수류(枕石潄流)

 

침석수류(枕石潄流)

 

바윗돌을 베개 삼고 시냇물에 이를 닦는다. 산림에 은거하는 생활을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중국의세설신어에 나오는 내용으로, 손초(孫楚)와 왕제(王濟)의 대화에서 본래는 침석수류(枕石潄流 : 바위를 베개 삼아 베고 흐르는 냇물로 입을 헹군다.)”인데, 손초가 잘못 말하기를 수석침류(潄石枕流)’라고 했다. 그랬더니 왕제가 흐르는 물은 베개로 벨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돌로는 입을 헹굴 수 없다.”고 맞받았다. 손초가 다시 대답하기를 흐르는 물을 베개 삼으면 귀를 씻을 수 있고, 돌로 입을 헹구면 치아를 갈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심서옹은 이런 내용을 모르고 돌로 입을 헹구고 시냇물을 베개 삼는다고 했을까? 굳이 남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엄자를 써서 심서엄 즉 깊이[] 숨어 사는[] [广]’이라 하여 자신의 심경을 표현한 것을 보면, 여기에도 선비로서의 고집이나 비틂과 같은 의도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더구나 왕제의 말에 대해서 다소 억지로 변명삼아 대답한 것으로도 보이는 손초의 말인 돌로 입을 헹구는 것은 이를 갈려는 것에는 무언가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으며, 또 흐르는 냇물에 귀를 씻으려는 심정도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부정과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에 대해서나 스스로의 학문 성취를 위해 이빨을 갈고, 서로 얽혀 벼슬자리 주고받거나 돈으로 사고파는 세상의 온갖 행태를 보고 듣고는 귀를 씻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여지(勵志 : 뜻을 독려한다)’라고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바위를 베개 삼아 베고, 흐르는 냇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나 돌로 입을 헹구고 냇물을 베개로 삼는 것이 둘 다 공히 은거하는 것을 의미하며 별 충돌 없이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탕임금이 목욕 또는 세수를 할 때마다 마음을 다지기 위해 그 대야 또는 청동 목욕통에 날마다 날마다 새롭게 하며 또 날마다 새롭게 한다.[苟日新, 日日新, 又日新]”라고 새겨 놓았다고 했다. 세상을 피해 은거한 심서옹이 이 새로움을 강조한 것도 깊이 되새겨볼만하다.

 

▲침석수류

 

▲침석수류

 

 

 

<2018.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