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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에서 만난 인도미술 - 인도 타밀 나두 락슈미

蔥叟 2016. 9. 5. 08:30

영월에서 만난 인도미술 - 인도 타밀 나두 락슈미

 

Goddess Lakshmi

Tamil Nadu

 

락슈미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여신으로, 원래는 네 개의 팔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은 두 개의 팔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또 이 여신의 상징인 연꽃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락슈미는 남편 비슈누 신과 함께 숭배되며, 정절의 여인상으로 그려진다. 이 둘은 가루다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지만, 흰 연꽃에 앉아 있는 모습이 가장 일반적이다. 락슈미는 힌두 신화 이전 베다 시대에는 바루나 신혹은 태양신의 아내였다고도 한다. 그러다 힌두교 시대가 되면서 비슈누 신의 아내가 되었으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신으로 부상했다. 락슈미는 여성미를 상징하는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라스바티, 파르바티와 함께 북인도 지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신이며, 불교에서는 길상천()이라 부른다.

 

▲락슈미

 

비슈누 신은 많은 화신의 모습으로 전생을 거듭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의 영원한 아내 락슈미도 남편을 따라 몇 차례 전생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비슈누는 난쟁이 바마나로 전생한 적이 있는데, 이때 락슈미는 물에서 태어나 연꽃을 타고 조용히 물위를 떠다녔다고 한다. 이 모습을 파드마 또는 카마라라고 부른다. 남편이 영웅 라마로 전생했을 때 락슈미는 이야기의 여주인공 시타가 되어 결국 비슈누와 결혼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남편이 크리슈나의 화신으로 등장할 때는 목동 라다의 아내로 전생한다. 이처럼 락슈미와 비슈누는 이상적인 부부상으로 그려진다. 락슈미는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맡은 여신으로 인도 전역에서 널리 숭배되고 있다.

 

▲락슈미

 

락슈미는 처음에는 현자 브리그의 딸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어떤 현자의 저주로 천계에 위험이 찾아왔을 때 락슈미는 바다로 도망쳤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고 한다. 만약 이때 암리타를 둘러싼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락슈미는 바다 밑에서 영원히 잠들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암리타는 누구든 이것을 마시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불사의 영약을 말한다. 이 암리타를 얻으려면 바다를 수없이 휘저어야만 했다. 신들은 불사를 얻기 위해 암리타를 필요로 했지만, 바다를 휘젓는 일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회의를 한 결과, 신들은 악마와 괴물들과 함께 바다를 휘젓기로 했다. 우선 창조신 브라마는 큰뱀 아난다에게 명을 내려 만다라 산을 뽑아오게 했다. 거대한 거북이로 변신한 비슈누는 바닷속에 들어가 만다라 산을 그의 등으로 떠받쳤다. 그런 다음 바수키 용을 만다라 산에 휘감았다. 신과 악마가 바수키를 양끝에서 잡아당기자 산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바다를 휘젓기 시작했다.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바수키는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몸부림쳤다. 바수키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연기와 화염을 계속 내뿜었다. 용이 토해낸 뜨거운 열기를 뒤집어쓴 신들 역시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혼란으로 많은 바다 생물들도 죽음을 맞았다. 만다라 산에서는 나무들이 서로 부딪쳐 큰불이 일어나 코끼리와 사자를 비롯한 동물들이 차례로 불에 타 죽었다. 이를 보다 못한 인드라 신이 비를 내려 일단 불을 잠재웠다. 이 바다 휘젓기로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결국 신들은 암리타를 차지할 수 있었다.

 

▲락슈미

 

큰비가 내려 나무의 수액과 약초의 즙, 열에 녹은 광물 등이 모두 바다로 흘러들었다. 그러자 바닷물이 하얗게 변했다. 이는 암리타 출현의 전조였다. 마침내 흰 거품과 함께 열네 개의 보물이 나타났다. 우선 태양과 달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세 번째로 나온 보물은 흰옷을 입은 락슈미였다. 바닷물이 요동치자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던 그녀는 아름다운 미녀로 다시 태어났던 것이다. 그후에도 술의 여신 마디라, 천마 우차이슈라바스, 요정 아프사라스 등이 차례로 나타났으며, 마지막에는 의사 단반타리가 항아리를 들고 등장했다. 암리타는 바로 그 항아리에 들어 있었다. 락슈미와는 그다지 큰 관계는 없지만, 신과 악마들은 이 암리타를 놓고 큰전쟁을 벌이게 된다. 결국 전쟁에서 신들이 승리해 암리타를 차지함으로써 불사의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대사건을 통해 다시 태어난 락슈미는 누구나 한 번만 보면 반할 만큼 무척 아름다웠다. 그래서 시바 신이 먼저 락슈미에게 말을 걸었으나 그녀는 응하지 않고 비슈누 신에게 다가가 그의 팔에 안겼다고 한다. 그러자 시바 신은 바수키 용이 토해놓은 엄청난 양의 맹독을 모두 다 마셔버리고 자살했다. 그런데 이때 시바 신이 맹독을 모두 마셨기 때문에 세계는 구원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2016.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