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역사가 시작된 곳 - 트로이 목마

서양의 역사가 시작된 곳 - 트로이 목마

 

트로이 유적 입구에는 트로이 목마가 우뚝 서 있다. 물론 현대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트로이를 찾는 사람들은 신기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또 내부로 올라가 즐거워 한다. 트로이 전쟁(Troy 戰爭) 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를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납치하면서 시작된 전쟁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그리스 신화 속의 전쟁이다. 트로이의 성벽은 강해서 그리스 병사들이 뚫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10년 동안 트로이는 성공적으로 방어를 했으나, 지진에 의해 성 내부는 혼란 속에 빠지게 되었고, 그리스 연합군은 그 틈을 타서 공격해 트로이 왕을 죽이고 도시를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헬레네는 다시 그리스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발굴 이전까지 신화로만 여겨졌으나, 1871년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의 발굴에 성공하면서 실제 있었던 전쟁임이 밝혀졌다.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신화 <일리아드>에서는 트로이의 멸망이 목마 때문이라 되어 있다. 10년째 트로이와 지지부지 싸우던 그리스측이 묘안을 내어 목마를 두고 철수하는 척하였다. 트로이측은 이 목마를 승리의 전리품이라고 생각하여 성 안에 들였으나, 그날 밤 목마 속에서 오디세우스를 선두로 그리스 특공대가 나왔고, 그리스측의 군사들은 밤에 다시 성밖에 와서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디세우스를 선두로 하는 특공대는 성문을 열고 그리스측의 본군을 들여보냈다. 그리스의 본군은 트로이 왕을 죽이고 도시를 불태워버렸다. 전쟁사학자인 정토웅 육군사관학교 교수는 트로이 전쟁을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분쟁으로 해석하였다. 지중해 무역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그리스와 트로이간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전쟁으로 이어진 것이고, 이러한 역사를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에서 자신의 신화적인 세계관으로 설명한 것이다.

 

지중해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부 유럽에 둘러 싸여 있는 바다이다. 그리스는 지중해의 동북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트로이는 지중해의 동북부 에게해 연안, 지금의 터키에 위치해 있다. 터키의 경우 보스포루스 해협을 기준으로 좌안을 유럽, 우안을 아시아로 간주하는데, 트로이는 아시아 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한다면 트로이 전쟁은 에게해를 비롯한 지중해 교역권을 놓고 벌인 고대판 무역 전쟁으로 정의해도 무방하다.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은 신들의 분쟁이 인간들의 대리전으로 번져서 트로이라는 한 도시국가를 멸망으로 이끈다. 하루는 올림포스 산에서 신들의 연회가 열린다. 많은 신들이 초대를 받았지만,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는 초대를 받지 못한다. 이에 에리스는 갑자기 연회에 나타나서는 한 알의 황금사과를 던지면서 그 사과를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바친다고 선언하고 사라진다. 이에 아름다움에 자신 있는 세 여신이 저마다 그 사과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며 나선다. 먼저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그리고 전쟁과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 그리고 제우스의 아내이자 신들의 여왕격인 헤라가 저마다 자신이 사과의 주인임을 자처한다.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세 여신의 분쟁에 다른 신들은 어느 편의 손도 들어주지 못하는데, 이는 한 여신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 두 여신의 적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헤르메스가 흥미 있는 제안을 하는데, 지상에 내려가서 가장 먼저 만나는 남성에게 자신들이 여신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정정당당하게 심판을 받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여신들과 헤르메스는 트로이로 내려가서 목동인 파리스에게 심판을 요구한다. 문제는 세 여신이 약속을 어기고 파리스에게 각자 비밀 거래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헤라는 지상의 권력을, 아테네는 지혜를, 아프로디테는 그리스 제일의 미녀와의 결혼을 보상으로 제안한다. 원래 파리스는 트로이에서 버려진 왕자였다. 신탁에 의하면 파리스는 장차 트로이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예언을 받는다. 이에 프리아모스 왕은 파리스를 산에 버린다. 자신의 신분과 출생의 비밀을 알지 못한 채 자라난 파리스는 세 여신을 만나면서 자신의 운명, 트로이를 멸망시키는 역할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수행하는 첫 걸음을 내디디게 된다. 권력에 대한 야심도 없고 학문에 대한 열정도 없던 양치기 파리스는 그리스 제일의 미녀를 선택한다. 이후 파리스는 타고난 능력으로 왕자의 신분을 되찾고, 형 헥토르와 함께 그리스 제일의 전사의 왕국 스파르타와의 동맹 협약에 사신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는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데려온다. 트로이의 안전을 위하여 갔었던 스파르타 여행이 트로이 존립의 뿌리를 흔드는 사건으로 변질하는 순간이다.

 

헬레네는 그리스 제일의 미녀로 결혼 적령기가 되자마자 수많은 쟁쟁한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는 신세가 된다. 이에 영리한 오디세우스가 구혼자들을 하나로 묶는 제안을 한다. 누가 헬레네의 남편이 되던 간에 나머지 구혼자들은 그를 보호하고, 만약 그에게 문제가 생기면 연합하여 적을 상대한다는 맹약을 맺는다. 헬레네가 스파르타의 왕비로 살아가는 동안 유명무실했던 이 맹약은 무덤에서 부활하여 트로이를 찌르는 창으로 변신한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을 중심으로 아킬레우스를 위시한 그리스 각 폴리스의 영웅들이 트로이를 정벌하는 전쟁에 참가한다.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는 표면적으로는 헬레네의 반환을 실질적으로는 에게해의 패권을 요구하는 그리스 연합군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는 내심 성장한 트로이의 힘을 바탕으로 에게해의 패권을 독식하고자 하는 의도와 자신감도 있었을 것이다. 전쟁은 10년을 끌면서 헥토르와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많은 영웅들의 죽음을 제물로 삼고는 유명한 트로이 목마 사건을 기점으로 트로이를 폐허를 만들며 끝난다.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목마

 

트로이 전쟁은 신화로 변하여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전승되다가 아마추어 역사학자 슐리만에 의하여 역사로 부활한다.  이 전쟁에는 신들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참가하는데, 그 과정에서 군신 아레스는 아테네가 던진 돌을 맞고는 기절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트로이 전쟁의 본질은 지중해 패권 쟁탈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신들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프리아모스의 딸 카산드라의 신탁이 사람들에게 믿어지지 않는 것도, 포세이돈에 의하여 신관 라오콘과 두 아들이 죽는 것, 제우스가 신들의 전쟁 개입을 금지하는 것 등은 역사의 주인공이 신들이 아니라 사람으로 변환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4.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