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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화엄종찰 - 영주 부석사 당간지주

蔥叟 2012. 6. 18. 00:33

해동화엄종찰 - 영주 부석사 당간지주

 

   해동화엄종찰 부석사. 영주시 부석면 양백지간, 즉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에 위치한 부석사. 절이름이 그대로 지명이 되었을 만큼 부석사는 유명하다. 우리나라 곳곳에 절골이니 탑골이니 하는 마을 이름들이 전한다. 그 이름들 모두가 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 짐작이 간다. 그러나 부석면처럼 면 전체의 이름이 절 이름을 따른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부석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부석사를 찾아 길을 나섰다. 왠지 모를 이끌림에 의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무치는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가지 않은 자는 가지 않았기에 가고 싶고, 가본 자는 가보았기에 그리운 곳 부석사. 부석사가 아니던가?

 

▲당간지주

 

  1750년에 편찬된 <순흥지> 부석사조에 의하면 부석사의 가람을 일일이 열거한 후 "이는 귀신의 역사(役事)요, 하늘의 솜씨라 할만큼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하고 있으며, 이중환의 <택리지>에 의하면 "취원루는 굉걸(宏傑)하고 아득히 높아 천지의 한복판에 솟은 듯 그 기세와 용장함이 경상도를 누르는 듯하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장대하고 멋스러운 부석사가 아니던가?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일찍부터 문화재에 대하여 주목해왔고 부석사는 국내의 많은 사찰 가운데 국보, 보물 등 문화재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당간지주

 

   사과밭 사이 근자에 만든 일주문을 지나 사과밭이 끝날 무렵에 왼편에 우뚝 솟은 당간지주를 만난다. 당간지주는 아직 그 유래와 조성여부에 관하여 정리된 이론이 없다. 다만 그것이 삼한시대의 소도(蘇塗)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을 정도이다. 소도가 무엇인가? 소도는 일정한 종교적 공간으로 성역임을 나타내는 깃대를 꽂아두고 이곳에 죄인이 들어오더라도 정치 권력의 영향이 미칠 수 없는 곳이 아니가. 이것이 발전하여 사찰이라는 종교적 공간에 깃대를 세우고 정치적 영향이 미칠 수 없는 종교적 신성성을 상징하는 것이 당간지주라는 견해이다. 즉, 오늘날의 명동성당과 같은 성격이었으리라.

 

▲간공

 

   그러나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 사천왕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삼한시대부터 5,6백년이라는 문화적 단절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당간지주가 있는 사찰과 없는 사찰의 구분 또한 사찰의 경제적 여건과 관계있다거나 선종과 교종의 차이라든가 하는 견해가 있으나 이론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부석사의 전성시기에 화엄종의 종찰임을 알리는 깃발이 당간 위에서 휘날렸을 것이나 이제는 은퇴하여 자신의 임무는 오직 답사의 대상으로만 기능하고 있을 뿐이다. 이 당간지주의 아름다움은 나라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수작이다.

 

  

 

<2012.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