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단속사터 정당매
단속사터에는 수령 630년의 매화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산청의 3대 매화나무 중 한 그루로 '정당매'라 불린다. 정당매는 고려말 통정공 강회백 선생이 심은 매화나무인데 원정공 하즙 선생이 심었다는 '원정매', 남명 조식선생이 심은 '남명매'와 함께, 통정공 강선생의 '정당매'를 일컬어 '산청삼매(山淸三梅)'라고 부른다.
○ 강회백(姜淮伯)이 과거하기 전에 이 절에서 글을 읽으면서 매화 한 그루를 손수 심었다. 그 뒤 벼슬이 정당문학에 이르렀으므로, 그 매화나무를 정당매(政堂梅)라 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진주목 불우조>
▲정당매
▲정당매비각
정당매를 심은 강회백 선생은 본관이 진주로, 자는 백부(伯父), 호는 통정(通亭)이다. 어려서부터 총명이 뛰어난 선생은 고려 우왕 2년인 1376년 문과에 급제하여, 첨서사사를 역임하고, 1385년 밀직부사, 1388년에는 밀직사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공양왕이 즉위하여 조준 등과 함께 세자의 스승을 삼으려 하였으나, 공은 배운 것이 없다고 하여 극구 사양하였다. 그 후 밀직사판사와 이조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선생은 공양왕 때 왕에게 상소하여 한양천도를 중지하도록 하였으며,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이 되었다. 이 매화나무에 '정당매'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후대인들과 단속사의 승려들로부터라고 한다. 선생의 벼슬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정당매
▲정당매
강회백선생이 노후에 단속사에 들러서 남긴 시가 전한다.
遇然還訪古山來 우연히 옛 산을 돌아와 찾아보니
滿院淸香一樹梅 한 그루 매화 향기 절에 가득하네
物性也能知舊主 나무도 옛 주인을 능히 알아보고
慇懃更向雪中開 은근히 눈 속에서 나를 향해 반기네
매화는 아직 봉우리만 맺은채 피기 직전이다. 나무의 높이는 3m 정도이고 곳곳에 외과수술을 한 흔적으로 보아 상당히 오랜 나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정당매 옆으로 정당매비각이 서 있다. '정당매각(政堂梅閣)'이라 쓴 현판이 걸려있고, 안에는 두 기의 비가 보인다. 비에는 '통정강선생수식정당매비'리 쓴 비와 '정당문학통정수식매비'라고 적혀있다.
▲정당매비
<201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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